광고닫기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허술한 장례식장 관리 실태

Chicago

2026.08.19 14:2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박춘호

박춘호

최근 시카고 남부 지역의 한 장례식장에서 57구의 시신이 방치된 채로 발견됐다. 이 중 12구 정도의 시신은 이미 부패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줬다.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이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부부는 이미 이와 유사한 범죄를 저질러 장례식장 면허를 박탈당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해당 장례식장에 문제가 있다는 신고로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관련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사전에 이를 방지할 만한 제도적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시신이 방치되고 부패되는 상황까지 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일리노이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장례식장에 대한 현장 조사를 하는 관리 기관을 두지 않은 유일한 주로 확인됐다. 또 정기적인 감사를 실시하지 않는 등 행정적인 측면에서 느슨한 감독을 하고 있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의회에서는 일리노이 감사관실로 하여금 공동 묘지와 화장 시설에 대한 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발효했지만 이 대상에는 장례식장은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장례식장에 대한 현장 조사와 법적 처벌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감독 권한을 별도의 조직을 구성할지 아니면 기존 주정부 기관에 줘야 하는지 등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 이전에도 일리노이주에서는 시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가 된 사례가 여러 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9년 버오크 공동묘지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쿡카운티 쉐리프국 조사에 따르면 버오크 공동묘지 매니저와 세 명의 직원들이 무단으로 묘지의 땅을 판 뒤 시신을 한 곳에 묻고 이 묘자리를 다시 판 것을 확인됐다. 이들은 나중에 징역 12년형에 처해지면서 일리노이 최악의 공동묘지 사건으로 기록됐다. 더군다나 시카고 남부 서버브 알십에 위치한 버오크 공동묘지는 살해된 흑인 민권 운동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에멧 틸의 무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유명 가수와 블루스 음악가의 매장 자리라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인근 주민들은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버오크 공동묘지 사건이 발생한 뒤 주의회에서는 특별위원회가 구성돼 주내 모든 공동묘지와 장례식장 관리를 금융전문규제국(DFPR)에 맡기고 공동묘지 매니저로 하여금 관련 면허를 반드시 취득하게 하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면허 관련 법안은 2010년 발효됐지만 다른 조항은 관련 업계의 반발로 주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에는 주 남부 지역에 위치한 장례식장에서 화장된 재 800개가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니까 지난 15년간 일리노이에서는 공동 묘지와 장례식장, 화장 시설에서 여러건의 문제점이 발견됐지만 이와 같은 사건을 예방하고 제대로 대처하기 위한 관련 조치는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장례식장 대표의 남편은 작년 6월 일리노이 감사관실로부터 화장 시설 면허를 취소당한 뒤 쿡카운티 검찰과 일리노이 주 경찰이 관련 자료를 넘겨 받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후 형사 조치는 취해지진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지난 2024년 발효된 주법이 장례식장 운영자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사망 확인서 발급 등 관련 기록을 허위로 작성하거나 장례를 준비하는 공간에 대한 규정만 있지 이번처럼 시신에 대한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는 제외돼 있다고 확인됐다. 여러모로 법적인 조치에 허점 투성이였던 것이다.
 
늦었지만 주의회에서는 통합된 위원회를 설치해 주내 장례식장과 공동 묘지, 화장 시설에 대한 감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금융전문규제국 혹은 주감사관실 중 어느 곳에 권한을 줘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추후 합의가 필요하다.  
 
일리노이는 알라스카와 하와이, 아이오와와 함께 전국에서 장례식장과 공동묘지, 화장시설에 대한 연례 조사와 비정기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엄격한 규정과 강력한 처벌 조항이 있더라도 이를 빠져나가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미꾸라지와 같은 악역은 항상 존재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