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볼링공 구르는 소리가"… 반전의 소음 정체
Los Angeles
2026.08.19 14:36
2026.08.19 14:38
보행기 소음으로 시작된 만남
알고보니 86세 파킨슨병 환자
전국에서 편지와 도움 이어져
층간소음의 정체가 파킨슨병을 앓는 이웃의 보행기 소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이디 위드머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SNS 캡처]
19일 ABC7 방송에 따르면 뉴욕주 버펄로에서 로스앤젤레스(LA) 인근 컬버시티로 이사 온 중학교 교사 하이디 위드머는 입주 첫날부터 윗집에서 들려오는 ‘쿵쿵’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당시 천장에서 마치 볼링공이 굴러가는 듯한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전했다.
몇 주 뒤 위드머는 우연히 윗집 주민인 캐럴(86)을 마주치면서 소음의 정체를 알게 됐다. 캐럴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고, 위드머가 층간소음으로 생각했던 소리는 캐럴이 보행기를 끌며 발생한 소음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캐럴이 재활용품을 들고 계단을 내려오다 위드머의 집 앞에 쏟으면서 시작됐다. 몸을 심하게 떨며 물건을 줍지 못하는 캐럴을 본 위드머가 대신 정리해 주면서 대화를 나누게 됐다.
위드머는 이후 캐럴이 수년간 가족 없이 홀로 생활해 왔으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채 어려움을 견뎌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위드머는 캐럴의 식사 준비와 청소를 돕는 것은 물론 의료 혜택과 법률 문제 등을 알아보며 일상생활을 챙기기 시작했다. 건물주도 에어컨·스크린도어·스토브 설치와 카펫 교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두 사람의 사연을 담은 소셜미디어 영상은 빠르게 확산했다. 관련 게시물은 총 3,000만 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고, 캐럴에게는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편지가 도착했다. 캐럴을 돕기 위해 개설된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5만 달러 이상이 모였다.
캐럴은 ABC7과의 인터뷰에서 위드머를 자신의 ‘손녀’라고 부르며 “내 삶에 들어와 준 하이디에게 깊이 감사한다.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위드머 역시 캐럴과의 만남이 자신의 삶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내가 캐럴을 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조금 도왔을 뿐”이라며 “오히려 캐럴이 내게 삶의 목적을 줬고 나를 구해 줬다”고 말했다.
송윤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