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조금만 걸어도 기력이 떨어질 때 한의학에서는 이를 어떻게 보나?
▶답= 진료실에서 시니어 환자들을 뵙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호소가 있다.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프다", "조금만 걸어도 기력이 달려 주저앉고 싶다"는 말씀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이를 관절.척추.내과의 각기 다른 문제로 보지만, 한의학에서는 하나의 근본 뿌리에서 비롯된 신호로 본다.
그 중심에는 생명 에너지 창고인 '신장(腎)'과 기혈이 온몸을 순환하는 승강출입(昇降出入)의 균형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기운이 상체에 뭉쳐 내려가지 못하고, 상실하허 상태가 되며, 하초, 즉 허리와 신장으로 가는 기혈 순환로가 막히게 된다. 이로 인해 척추와 무릎을 유양하는 힘이 떨어지면서 통증과 만성 피로, 다리 무력감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많은 분이 통증이 생기면 아픈 곳에 파스를 붙이거나 마냥 누워서 쉬기만 한다. 그러나 승강부침 맥진에서는 아픈 부위인 아시혈만 건드리는 국소 치료를 배제한다. 뭉친 상체의 압력을 아래로 내려 주고, 강기(降氣)를 통해 하초의 기운을 보강해 막힌 길목을 열어 주어야 신경 압박과 근육 긴장이 근본적으로 풀리기 때문이다. 또한 아프다고 움직임을 멈추면 근육이 약해져 통증이 만성화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허리 보온도 중요하다. 에어컨 찬바람은 신장 기운의 최대 적이므로 허리와 아랫배를 따뜻하게 감싸야 한다.
복식호흡도 도움이 된다. 하루 10분씩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며, 상체의 열기와 긴장을 아랫배, 즉 단전으로 내린다.
조금씩 자주 걷는 습관도 필요하다. 무리한 운동 대신 5~10분이라도 편안하게 걷거나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노년의 건강은 통증 제어를 넘어 내 힘으로 당당히 걷는 활력에 있다. 기혈의 오르내림을 바로잡고 꾸준히 움직여 건강한 100세 인생을 누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