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항소법원 추방 정지 기각하며 위헌 심리 앞두고 국외 추방 체코 여권 사용 빌미로 난민 지위와 영주권 동시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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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 박해를 피해 캐나다에 난민으로 정착해 약 30년간 살아온 50대 남성이 아픈 동생을 돌보기 위해 모국을 방문했다가 난민 지위와 영주권을 잃고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 토론토에 사는 로만 슬렙치크(58) 씨는 1997년 캐나다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1999년 영주권을 취득했지만, 2020년 방광암을 앓던 남동생을 간병하기 위해 체코를 방문한 일이 문제가 됐다.
슬렙치크 씨는 체코에서 스킨헤드 집단의 로마계 소수민족 탄압을 피해 캐나다로 왔다. 그러나 체코 여권으로 모국을 방문한 뒤 캐나다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캐나다 국경서비스청의 입국 심사를 받았다. 이민난민위원회는 체코 여권을 사용해 고국을 오간 행위를 본국의 보호를 자발적으로 다시 요청한 것으로 판단해 난민 보호 지위를 취소했다.
모국 여권 사용했다가 영주권까지 상실
2012년 스티븐 하퍼 보수당 정부가 도입한 개정 이민법에 따라 난민 보호 지위가 취소되면서 슬렙치크 씨의 영주권도 자동으로 상실됐다. 인도주의적 사유에 따른 체류 신청이나 체코로 돌아갔을 때의 위험을 따지는 본국 송환 위험 심사를 받을 권리도 잃었다.
슬렙치크 씨는 영주권 자동 상실 조항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법원은 지난해 11월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법적 쟁점의 중요성을 인정해 항소를 허용했다. 연방항소법원이 이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하면 같은 사유로 체류 자격을 잃을 수 있는 다른 거주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방 정지 신청 기각, 위헌 심리는 내년
연방항소법원은 본안 심리를 앞두고 슬렙치크 씨가 요청한 추방 집행 정지를 지난주 기각했다. 재판부는 추방으로 당사자가 큰 고통을 겪고 가족과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행정기관의 법 집행을 법원이 부당하게 막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국경서비스청의 추방 절차가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슬렙치크 씨는 캐나다에 정착한 뒤 목수로 일했으며 2001년 두 딸을 초청해 함께 생활해 왔다. 가족 측은 그가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고 중병에 걸린 가족을 돌보고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체코를 방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도 영주권 자동 상실 조항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추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연방항소법원의 위헌 심리는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