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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에스코트했다”…‘양정원 수사무마’ 강남서 팀장 재판행

중앙일보

2026.08.19 20:57 2026.08.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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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이자 필라테스 강사인 양정원. 사진 웰스엔터테인먼트. 연합뉴스

인플루언서이자 필라테스 강사인 양정원. 사진 웰스엔터테인먼트. 연합뉴스

인플루언서 양정원씨의 사기 사건과 양씨 남편의 주가조작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뇌물을 챙긴 경찰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신동환)는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양씨 관련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약 1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향응을 받은 송모 경감을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양씨 남편인 이모씨는 경찰청 소속 이모 경정을 통해 송 경감을 소개받은 뒤, 이들에게 유흥업소 접대 등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함께 접대를 받은 이 경정에 대해서도 알선뇌물수수 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양정원씨의 남편과 이 경정의 대화 내역을 재구성한 사진. 서울남부지검 제공

양정원씨의 남편과 이 경정의 대화 내역을 재구성한 사진. 서울남부지검 제공

검찰은 송 경감이 2024년 양씨의 필라테스 학원 사기 피소 사건을 무마해 준 것으로 봤다. 당시 한 프랜차이즈 학원 가맹점주들은 학원 홍보모델이었던 양씨를 사기 등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수차례 고소했다. 이와 관련해 송 경감이 소속된 수사팀은 전산상 ‘피의자’로 등록돼 있던 양씨의 신분을 ‘참고인’으로 변경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형사소송법상 고소인은 피의자의 불송치결정에 대해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참고인은 적용받지 않는다. 같은 해 12월 사건은 ‘혐의없음’ 불송치됐다. 이 과정에서 송 경감과 이 경정은 남편 이씨에게 “조사할 때 직접 에스코트도 해주고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돌리고 신경 썼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후 이씨에게 명품 스카프 등 금품과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송 경감은 남편 이씨가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도 무마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 일당은 2024년 12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차명 계좌를 동원해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289억원 이상 사고팔아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우고 14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지난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일당 중 시세조종을 담당한 전문가가 강남경찰서에 사기죄로 고소당하자, 송 경감은 관련 수사 정보를 알려주는 등 편의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현금과 향응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사건도 ‘혐의없음’ 불송치로 종결됐다.


송모 경감이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모 경감이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송 경감의 수사무마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5일 송 경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한, 검찰은 송 경감이 해외 출국으로 지명통보된 또 다른 수배자의 사건을 무마하는 대가로 3000달러(약 418만원)를 챙기는 등의 추가 범행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범죄자들과 유착해 금품이나 향응을 수수하는 것은 국민을 보호하는 형사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중대 범죄”라며 “앞으로 이 체계를 훼손하는 부패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한찬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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