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LA 시장 결선투표를 앞두고 ‘가짜 여론조사’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누구나 손쉽게 여론조사를 만들어 퍼뜨릴 수 있는 환경이 드러난 데다 조사 의도에 따라 사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논란은 지난 13일 여론조사 기관 ‘메디언 스트래티지스’가 캐런 배스 LA시장이 니디아 라만 시의원을 약 12%포인트 앞선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업체는 LA 유권자 560명을 조사했다고 주장했다. 결과는 남가주 지역 대부분의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배스 시장 측도 선거 캠페인 X(옛 트위터) 계정에 공유했다.
메디언 스트래티지스는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실제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기존 결과를 모두 철회했다. 또 검증되지 않은 여론조사 정보가 정치권에 어떻게 유입되고 확산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사회실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공지문을 게재한 뒤 웹사이트를 폐쇄했다.
LA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온라인 여론조사의 확산으로 조사 기관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조사 품질의 편차도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과거에는 전화 시설과 조사원, 데이터 처리 등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온라인 설문 등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조사하는 저품질 여론조사 기관이 난무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실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크리스천 그로스 USC 교수는 “여론조사는 결과를 움직일 수 있다”며 “유리한 조사 결과가 선거 자금 모금으로 이어지고, 우세한 후보에게 유권자들의 지지가 몰리는 이른바 ‘밴드왜건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 책임 가능성도 제기됐다. 퀸 이어게인 미시간주립대 법대 교수는 “단순한 사회실험이었다면 처벌 가능성이 낮지만, 가짜 조사로 칼시(Kalshi)나 폴리마켓(Polymarket) 등 선거 예측시장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이었다면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