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실업급여를 받을 때는 고용센터 상담원을 만날 필요가 없어진다. 인공지능(AI)이 구직 활동을 제대로 했는지를 확인해 급여를 자동으로 지급한다. 이런 반복적인 행정업무는 AI로 자동화하고, 상담원은 일대일 심층상담 등 실질적인 취업 지원을 맡는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상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20일 고용노동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이런 내용의 ‘국가 고용서비스 혁신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박일훈 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은 “현재 상담원 1명이 연 평균 400명을 응대하는데 AI 서비스가 정착하면 최소 40~60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담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102개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는 구직자는 연 200만 명, 상담사는 4900명이다. 실업급여 담당 직원 1명이 하루 평균 71.7건의 실업인정 업무를 처리하는 등 반복적인 행정 업무가 과다한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구직자 개개인의 생애 주기와 수요에 맞는 경력 설계·진단은 미흡했다.
앞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해 서류 확인, 급여 지급 등의 행정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나 실업급여 수급자에게 AI가 취업활동계획을 수립해주고, 해당 활동을 이행할 때마다 ‘취업활동 마일리지(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식이다. 이후 목표를 달성하면 관련 급여도 AI가 자동으로 지급한다. 노동부는 AI 탐지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실업급여 반복·부정수급 적발도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고용노동부
AI로 시간을 아낀 상담원들은 진짜 도움이 필요한 국민에게, 개인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노동부가 지난 5월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 3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해 본 결과 성과가 있었다. 상담이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하다 보니 참여자의 평균 상담 시간이 18분에서 73.8분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정부는 집중지원형 구직자에게 경로설계에서 취업까지 전담해 책임 관리하는 ‘케이스 매니저(CM)’도 붙이기로 했다.
기업 지원을 고도화하는 방안도 담았다. ‘AI 채용비서’가 개별 기업에 맞는 인재와 지원금을 골라 관련 정보를 제공해준다.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방고용노동청의 정책 역량도 강화한다. 기존 일자리 사업을 획일적으로 수행하는 게 아니라, 지역의 산업 특성에 맞게 지원요건이나 지원기간 등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에 청년이 없다면,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의 대상을 38세나 40세로 상향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