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장기 복역자 중 한 명인 사형수 프랜시스 클리퍼드 스미스가 101세로 자연사했다.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뒤 8차례나 마지막 식사를 했지만 매번 형 집행을 피했고, 70년 넘게 수감 생활을 이어온 인물이다.
1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스미스는 지난 6월 코네티컷주의 교정시설 내 노인 요양시설에서 잠든 상태로 숨졌다.
스미스는 25세였던 1950년 살인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1949년 코네티컷주의 한 요트클럽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던 그로버 하트가 살해된 사건에 연루돼 체포됐다.
당시 함께 체포된 남성이 형량을 줄이는 대가로 스미스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고, 스미스는 1급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사형 집행을 앞두고 8차례 마지막 식사를 받았지만 매번 집행이 미뤄졌다. 1954년에는 사형이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스미스는 평생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이후 사건의 증거와 유죄 판결을 둘러싼 의문도 잇따랐다. 일부 목격자가 진술을 번복했고, 다른 재소자가 훗날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스미스를 체포 직후 조사했던 경찰 관계자도 훗날 그가 범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했다.
스미스는 70년 넘게 수감 생활을 했다. 그동안 세 차례 교도소 밖으로 나왔다. 1967년에는 교도소를 탈출했다가 12일 만에 붙잡혔고, 1974년에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외출한 뒤 다음 날 돌아왔다.
1975년에는 가석방됐지만 약 10개월 뒤 경범죄 절도와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면서 가석방 조건을 위반했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가석방 기회가 있었지만 스미스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소에서는 새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모습으로 유명했다. 옷에 빵을 최대한 많이 넣어 새들에게 가져다주면서 ‘오스본의 버드맨’이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교정당국 관계자는 BBC에 전했다.
스미스는 2020년 건강이 악화하면서 감독을 받는 조건으로 가석방돼 교정시설 내 노인 요양시설로 옮겨졌다.
시설 관계자 데이비드 스코줄렉은 스미스가 지난 6월 잠든 상태로 숨졌으며 이후 화장됐다고 BBC에 밝혔다. 그는 장기간 수감 생활 동안 전문 간호와 장기 돌봄을 받았다고 전했다.
교정당국은 스미스가 말년에 치매를 앓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고령에 따른 여러 건강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다.
스미스의 사례를 계기로 미국 교도소의 고령화 문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교도소 내 55세 이상 수감자는 1991년부터 2021년까지 약 400% 증가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2030년이면 전체 수감자의 최소 3분의 1이 50세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고령 수감자에게 일반 수감자와 다른 의료·돌봄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석방이나 고령·의료 가석방 등 이른바 ‘스마트 탈수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