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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안정과 자극 사이

Chicago

2026.08.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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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손헌수

고등학교 화학 선생님은 늘 ‘안정’이라는 말을 강조하셨다. 화학기호를 설명하실 때도 “손이 두 개인 산소(O) 두 개가 손이 네 개인 탄소(C) 한 개와 서로 붙잡고 있어야 안정적이다. 이산화탄소(CO₂)다. 반면에 손이 네 개인 탄소가 손이 두 개인 산소 한 개와 만나면 탄소의 손 두 개가 붙잡을 곳이 없어서 불안정한 물질이 된다. 마시면 죽을 수도 있는 일산화탄소(CO)다.”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간은 누구나 안정을 갈구한다. 하지만 안정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지루해서 또 그 안정을 깨려고 자극을 원한다. 하지만 자극을 찾아 삶이 불안정해지면 또다시 균형과 안정을 찾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최근의 많은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보이지 않는 잠재적인 힘에 의해 네 가지 필수적인 욕망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네 가지 인간의 욕망은 균형, 조화, 지배, 그리고 자극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균형과 조화에 대한 욕망이 더 크고, 남성은 지배와 자극에 대한 욕망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자신에게 더 큰 욕망이 있고, 조금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네 가지 욕망이 인간의 네 가지 호르몬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세로토닌은 균형과 안정의 호르몬이다. 세로토닌을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최근 연구를 보면 세로토닌의 역할은 단순한 행복감보다 훨씬 복잡하다. 2024년에 발표된 인간 대상 연구에서는 세로토닌을 증가시켰을 때 부정적 결과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지고, 불쾌한 상황에서 행동을 억제하고 충동을 통제하는 경향이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세로토닌이 상징하는 삶은 좋은 일이 계속 생기는 삶이 아니라, 나쁜 일이 생겼을 때에도 지나치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삶이다.
 
옥시토신은 흔히 ‘사랑의 호르몬’ 또는 ‘유대의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부모와 아이의 애착, 연인 사이의 친밀감, 신뢰와 사회적 관계 등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혼자 행복하도록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좋은 음식을 혼자 먹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것은 다르다. 아름다운 곳에 혼자 서 있는 것과 누군가와 함께 바라보는 것도 다르다. 결국 인간의 행복에는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나오는 행복 호르몬이 바로 옥시토신이다.
 
테스토스테론은 흔히 남성성, 공격성, 지배욕의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다. 2026년에 발표된 성호르몬•사회적 위계•의사결정 연구의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은 위험 감수, 경쟁 행동, 불공정한 제안에 대한 반응 등과 관련을 보인다. 테스토스테론은 경쟁과 높은 지위를 향한 에너지라고 부를 수 있다. 지배 호르몬인 것이다.
 
네 가지 중 마지막이 도파민이다. 흔히 ‘쾌락 호르몬’이라고 부르고, 인간을 어떤 보상을 향해 움직이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연구들도 도파민이 보상과 연관된 행동 패턴을 형성하고 표현하는 과정에 깊이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하나만 더’, ‘한 번만 더.’ 도파민의 가장 무서운 특징은 만족보다 추구에 있다.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는 삶은 우리를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네 가지 중 어느 하나를 많이 갖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이다. 늘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며 지금 무엇이 지나치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살펴보아야한다. 너무 안정되어 있다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너무 자극에 빠져 있다면 잠시 멈추어 평온을 되찾아야 한다. 경쟁에만 매달리고 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돌아보고, 관계 속에서 자신을 잃고 있다면 다시 자신의 목표를 찾아야 한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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