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와 각종 부가 혜택은 보험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조건이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보험이나 의료 네트워크 변경으로 오랫동안 진료받아온 주치의나 전문의를 더 이상 만나지 못해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병원이 문을 닫거나 의사가 은퇴한 것이 아닌데도 보험 네트워크에 따라 기존 의료진과의 진료가 중단되는 경우다.
'LA 하지정맥외과(Vein & Wound Center of LA)'의 김성보(Christopher Kim, M.D.) 원장은 하지정맥류와 만성 상처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이 같은 사례를 자주 접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보험 종류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과 전문의의 범위가 달라진다. 의료기관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은 보험이 있는 반면, 지정된 의료 네트워크 안에서 주치의와 전문의를 선택하도록 운영되는 보험도 있다.
특히 의료 네트워크가 변경되면 환자가 보험 자체를 바꾸지 않았더라도 기존 병원이나 전문의를 계속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기존 의료진과의 진료가 중단되면 치료 과정도 복잡해질 수 있다. 새로운 주치의를 정하고 전문의 진료를 위한 의뢰(Referral)를 다시 받거나, 예정된 검사와 시술에 대해 보험 사전승인(Prior Authorization)을 새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길어지면 치료 일정이 늦어지고 환자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특히 하지정맥류를 비롯해 말초혈관질환(PAD), 당뇨발, 만성 상처 등은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초기에 비교적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었던 질환도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피부 변화나 만성 궤양 등으로 악화돼 보다 복잡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일수록 보험의 특성이 실제 치료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보험을 변경하기 전 현재 의료진과 치료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메디케어 가입자라면 매년 가을 진행되는 오픈 등록(Open Enrollment) 기간을 활용해 보험 플랜을 꼼꼼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음 해 보험을 비교하고 변경할 수 있는 시기인 만큼 보험료와 처방약, 각종 부가 혜택뿐 아니라 자신이 이용하는 병원과 의료진이 새 플랜에서도 진료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보험 선택은 단순히 상품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의료진에게, 어떤 환경에서 치료받을지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눈에 보이는 혜택뿐 아니라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고 기존 치료를 중단 없이 이어갈 수 있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