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레이머트 시어터의 외관. 현재의 비전 시어터로 이름을 바꿔 LA 흑인 문화예술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LA시 문화국 웹사이트]
LA의 대표적인 흑인 문화 중심지인 레이머트 파크의 상징적 공연장 비전 시어터가 15년에 걸친 개보수 끝에 다시 문을 열었다.
LA시 문화국은 20일 ‘비전 시어터 퍼포밍 아츠 센터(Vision Theatre Performing Arts Center)’에서 공식 리본 커팅 행사를 개최했다. 2011년 공사가 시작된 지 15년 만이다.
비전 시어터는 단순한 지역 극장을 넘어 LA 흑인 문화의 역사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꼽힌다. 레이머트 파크는 1960년대 후반부터 흑인 미술과 음악, 연극 등이 꽃피면서 LA의 대표적인 흑인 문화·예술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그 중심에 자리한 비전 시어터 역시 수십 년간 공연과 영화, 지역 행사가 열리는 문화적 거점 역할을 해왔다.
극장은 1932년 ‘레이머트 시어터’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배우 말라 깁스가 1990년 건물을 인수해 ‘비전 시어터’로 이름을 바꾸고 흑인 공연예술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1990년대 초 경기 침체 이후 재정난을 겪었고, 1999년 LA시가 건물을 인수했다.
LA시는 이후 비전 시어터를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 되살리는 데 장기간 투자해 왔다. 이번 개보수 사업에만 약 4000만 달러가 투입됐다. LA시의회 10지구 헤더 허트 시의원은 “비전 시어터는 오랫동안 이 지역을 고향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삶에서 특별한 장소였다”며 “이번 재개관은 그 역사를 기념하는 동시에 우리의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다”고 20일 LA로컬을 통해 전했다.
새 단장을 마친 극장은 729석 규모다. 발코니 좌석과 분장실, 그린룸 등을 갖췄으며 무대도 확장됐다. 극장의 역사적인 아르데코 양식과 객석 천장 벽화는 복원됐다. 오디오와 영사, 조명 시스템은 최신 시설로 업그레이드됐다.
이번 재개관으로 주변 소상공인들의 매출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레이머트 파크 빌리지 상인협회의 제넬 브룩스-페티 부회장은 “이번 극장 재개관은 역사적인 이곳 지역사회를 알릴 기회이며, 이 기관이 다시 활력을 얻는 모습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LA시는 현재 배우 리처드 로슨과 비욘세의 어머니 티나 놀스가 설립한 WACO 시어터 센터와 협력해 비전 시어터의 예술 및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WACO의 셰이 웨이퍼 대표는 “아프리카계 신진 예술가뿐 아니라 아프리카 디아스포라를 반영하는 작품을 만드는 모든 예술가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웨이퍼 대표에 따르면 오는 11월 극장에서 그랜드 오프닝을 개최하고 각종 공연과 커뮤니티 행사를 선보일 계획이다. 약 15~20개의 공연과 행사로 구성된 첫 정규 시즌은 2027년 2월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