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잘 모르던 시절 우리는 달나라 여행에 감상적이었지만,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차츰 우주에 눈을 뜨자 우주여행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주는 우리가 여행하기에 너무나 돈이 많이 들고, 위험하고, 무엇보다도 그 규모가 단순한 상상 이상이었다.
어느 날 일본계 미국인 이론물리학자 미치오 가쿠 박사가 화성 이주는 인류의 선택이 아니라 미래라고 했다. 과학자로서 인류의 미래를 정확히 예상한 것 같다. 지금 당장은 그런 이유로 불가능해 보이는 화성 개척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통해 조금씩 그 성과가 보인다.
인류는 60년 전에 이미 달을 밟았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한창이던 그 당시 미국과 구소련은 우주 개발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 항상 구소련이 한발 앞서 나가더니 미국을 따돌리고 먼저 지구 궤도에 사람을 보냈다. 유리 가가린은 인류 최초로 지구 궤도에서 지구를 본 행운아였지만 나중에 우주 비행 도중 사고로 죽었다.
경쟁국 구소련에 뒤진 미국은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아폴로 계획을 수립하여 드디어 1969년 7월 20일 사람이 달을 밟았고 그 후 무인이기는 하지만 몇몇 나라에서 달에 착륙했다. 하지만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 민간이 하기는 어려워서 국가적인 사업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달 탐사가 천문학적인 투자에 비해서 큰 가치가 없자 지지부진 밀려났다. 세월이 흐르면서 달의 풍부한 자원과 군사적 이유에서 달은 다시 인류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화성으로 가는 전초 기지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달은 지구 중력의 1/6 정도 되기 때문에 적은 연료로도 발사체를 띄울 수 있어서 태양계 내의 여행은 물론이고 외계 탐사를 할 때 큰 이점이 있어서다.
반세기 전에 발사된 보이저호는 지구를 떠난 지 두 달이 조금 지났을 때 화성에 도달했는데 화성을 목적지로 가는 것과 보이저호처럼 화성을 지나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달까지는 약 4일 정도 걸리지만, 화성은 다르다. 연료와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지구와 화성이 가장 가까워지는 시기에 여행한다 해도 화성에 가려면 아직도 이래저래 7달 정도 걸리는 형편이다. 진공인 우주 공간에서 정지하려면 로켓을 역추진해야 하는데 전속력으로 날면 화성을 지나치게 되므로 어느 정도 가까워지면 속력을 줄여서 화성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아무런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의 감속은 연료도 많이 들지만, 시간도 오래 걸린다.
현재 보이저호는 근 50여 년을 날아서 태양계의 끝자락에 도달했는데 거기까지 빛은 하루 걸린다. 그 속력으로 지구로부터 가장 가까운 외계 항성계에 도착하려면 수만 년을 더 가야 한다. 문제는 우리 은하에만 그런 별이 약 4천억 개나 있다는 것이고 우주에는 그런 은하가 무려 2조 개 정도 있다고 한다. 빛의 속도를 낼 수도 없지만, 설령 빛과 같은 속력으로 나는 우주선이라도 우리 은하 안의 가장 가까운 별에 가는 데 최소 수만 년이나 걸린다는 말이다.
15세기에 대항해시대가 시작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신대륙을 발견하고 사람들이 이주하여 미국이라는 나라가 탄생할 줄은 아무도 몰랐듯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우주 대항해시대에 들어 달을 정복하고,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태양계 밖 외계행성까지 아우르는 다행성종족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