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군 기관지 성조지 편집장·발행인 해임
"국방부 편집권 침해 주장했다며 항명 혐의 적용"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미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간) 미군 기관지 성조지(Stars and Stripes)의 에릭 슬라빈 편집장을 항명 혐의로 해임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슬라빈 편집장은 AP통신에 "CBS와 인터뷰에서 미군의 잠재적 검열에 반대한다는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AP통신은 18일 국방부의 편집 독립성 침해에 항의하며 다음 달 말 사퇴하겠다고 밝힌 이 신문의 맥스 D. 레더러 발행인과 중동 담당 라라 코르테 기자도 해임 통지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30여년간 성조지에서 일했던 레더러 발행인은 국방부가 몇주 전 자신도 모르게 현역 군인인 윌리엄 어번 대령을 부발행인으로 보임하자 이를 편집권 침해라고 보고 사의를 밝혔었다.
코르테 기자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해임 통지를 받았다고 확인하면서 "CBS 기자에게 내가 일하는 대상은 국방부나 행정부, 정책 입안자가 아니라 성조지라고 말한 뒤 항명 혐의를 적용받았다"고 주장했다.
성조지의 핵심 인력에 대한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부 출입기자단의 접근권을 대폭 축소하고 언론에 적대적 태도를 강화하는 시점에 이뤄졌다.
특히 국방부는 성조지에 대해 'PC주의적 혼란'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편집권을 행사하려고 한다.
국방부는 지난 1월 "사기를 저해하는 워크(woke) 선동물을 싣지 못하도록 성조지 콘텐츠의 초점을 바꿀 것"이라고 선언하고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독립성에 관한 규정을 폐지하면서 '대수술'을 예고했다.
이번 해고 조치에 대해 전미언론인클럽(NPC)의 마크 쇼프 주니어 회장은 "군 보도를 통제하려는 국방부의 또 다른 뻔뻔한 시도"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으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남북전쟁 시기 창간된 성조지는 주로 해외 파병 미군 장병들에게 군 관련 소식을 전하는 미군 기관지다.
국방부가 예산의 절반가량을 지원하고, 이곳 직원들은 국방부 공무원으로 간주된다.
그러면서도 성조지는 오랫동안 자율적인 편집 체계를 갖추고 편집권 독립의 틀을 유지해왔다.
국방부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성조지가 국가 안보 위해 같은 일부의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뉴스 관리나 검열' 없이 독립적인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규정을 두고 있었다.
이런 규정은 성조지의 편집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의회의 지침에 따라 수십 년 전에 생겼다. 1994년부터는 문구 수정조차 없이 그대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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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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