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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간 적은 없지만” 울먹인 지드래곤…4만명 감동시킨 빅뱅

중앙일보

2026.08.21 19:25 2026.08.2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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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빅뱅. [사진 YG엔터테인먼트]

8년8개월의 공백, 원년 멤버들의 부재가 무색했다. 21일 서울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빅뱅 월드투어 ‘엑스엑스 : 코스모스(XX : COSMOS)’ 얘기다. 빅뱅은 2017년 12월 서울 고척돔에서 개최된 ‘라스트 댄스’ 이후 처음으로 완전체로 콘서트를 열었다. 이들은 두 시간 반 동안 32곡을 꾹꾹 눌러 담은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났고, 오랫동안 컴백을 기다린 4만명의 팬들은 귀가 먹먹할 정도의 함성과 감동의 눈물로 화답했다.

첫 곡은 ‘판타스틱 베이비’. 2012년 발표돼 2016년 1월 27일에 대한민국 그룹 최초로 유튜브 뮤직비디오가 2억뷰를 기록한 빅뱅의 대표곡이다. 빅뱅의 상징색 빨강으로 가득 채워진 스크린이 천천히 갈라진 틈 사이로, 흰 수트를 차려입은 멤버 지드래곤·대성·태양이 등장했다. 이날 굿즈 구입 등 수 시간 동안 공연장 바깥에서 이들을 기다렸던 팬들은 큰 소리로 멤버들을 맞았다. 이후 빅뱅은 ‘베베’까지 총 8곡을 별다른 멘트 없이 연달아 불렀다. “멘트할 시간을 아껴 한 곡이라도 더 들려드리겠다”(대성)는 예고대로였다.

히트곡의 향연이었다. 빅뱅의 노래 ‘하루하루’ ‘거짓말’ ‘루저’ ‘홈 스윗 홈’ ‘뱅뱅뱅’ 뿐만 아니라 지드래곤의 솔로곡 ‘크래용’ ‘삐딱하게’, 지드래곤과 태양이 콜라보 한 ‘굿 보이’, 대성의 솔로곡 ‘날봐 귀순’ 등 어떤 곡을 마지막에 놓더라도 아쉽지 않은 댄스곡들이 화려한 무대 연출과 함께 재현됐다. 그러나 원곡 그대로는 아니었다. ‘하루하루’ ‘거짓말’은 알앤비 버전, 지드래곤의 솔로곡 ‘파워’는 라틴팝 버전 등으로 음악적 재해석을 거쳤다. 20주년을 기념해 낸 신곡 ‘빅’의 첫 무대도 이날 공개됐다.

‘붉은 노을’ ‘마지막 인사’ 등을 연이어 부른 앵콜 때는 관객 반응이 절정에 달했다. 어느새 1층 관객석에 앉은 팬들이 모두 일어나 함께 떼창을 하고 ‘빅뱅’을 연호했다.

빅뱅

빅뱅

3인조 체제로 처음 열리는 콘서트였지만 20년 지기의 호흡은 그대로였다. 셋은 특별한 칼군무 없이도 하나가 돼 넓은 무대를 누볐다. 셋이 함께 무대 앞으로 이동하며 눈 맞춤을 하고 어깨동무를 하는 장면들이 자주 포착됐다. ‘붉은 노을’의 후렴구에 맞춰 셋이 동시에 고개를 돌리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팬들은 열광했다.

라이브도 탄탄했다. 첫 곡에서 다소 긴장된 듯한 모습을 보였던 대성과 태양은 금세 ‘안정형 보컬’의 면모를 되찾아 정확한 음정과 탄탄한 성량을 보여줬다. 실력 논란이 있었던 지드래곤도 컨디션이 좋았다. 그는 지난해 3월 같은 장소에서 지드래곤은 솔로 콘서트를 열었는데 기상 악화, 예고 없이 늦어진 공연 시작으로 비판을 받았고 라이브가 부족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날 지드래곤은 큰 동작 없이도 곡의 느낌을 살려내는 특유의 춤선을 선보이며 승리와 탑이 불렀던 노래, 랩 등 다양한 파트들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지드래곤 역시 이날 콘서트에 만족한 듯 “작년에 여기서 혼쭐이 났었는데 태양이 있으니까”라며 공을 멤버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곡 중간중간 멘트도 노련했다. 팬들에게 “스무살 됐다”며 인사를 건넨 지드래곤이 멤버들에게 데뷔 때의 단체 인사를 권하자, 멤버들은 “예정에 없던 멘트”라며 당황해하다가도 곧장 “빅뱅입니다”를 외치며 다 같이 웅크렸다 뒤로 튕겨져나가는 제스쳐를 취해 웃음을 자아냈다.

빅뱅.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빅뱅.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라이브 밴드 연주와 화려한 무대 연출은 이날 공연의 빠질 수 없는 공신이었다. 어셔, 포스트 말론, 리한나 등과 호흡을 맞춘 음악감독 와우 존스를 중심으로 힘을 합친 5명의 라이브 밴드는 빈 곳 하나 없는 음향으로 전곡 무대를 꾸몄다. 이들은 댄스 그룹 콘서트에선 이례적으로 단독 무대를 꾸미고,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곡에 맞춰 다른 영상, 조명으로 분위기를 연출한 무대는 지난해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연출한 마이크 카슨, 2012년 런던 올림픽 폐막식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에스 데블린이 힘을 보탰다.

공연이 끝날 무렵 멤버들은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앵콜 타임에서 ‘마지막 인사’까지 총 4곡을 연달아 부른 후 입을 뗀 지드래곤은 “8년 8개월 전 오늘도 이랬다. 비슷한 감정이 올라온다”며 울먹였다. 이어 “진짜 빅뱅이 돌아왔다. 어디 간 적은 없지만”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대성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사랑으로 이 자리를 채워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이런 귀한 시간을 절대 저의 능력이라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오래오래 노래하겠다”고 했다. 태양은 “20년 긴 시간동안 함께 공유하면서 성장하고 정말 이보다 아름다운게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빅뱅.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빅뱅.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마지막 곡은 이들이 4년4개월 전 발표한 ‘봄 여름 가을 겨울’이었다. 탈퇴한 멤버 탑의 랩 부분을 삭제하지 않은 채였다. 카메라가 꺼지는 순간까지 팬들에게 손을 흔들던 멤버들은 “남은 회포는 내일, 내일모레 공연에서 풀겠다”(대성)고 했다.

빅뱅의 콘서트는 오는 23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후 내년까지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에 걸쳐 스타디움급 공연장에서 월드투어가 열린다. 향후 추가 개최 지역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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