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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지켜온 ‘차 없는 거리’…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존폐 기로, 왜

중앙일보

2026.08.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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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30일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 해제를 앞두고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뉴스1

2023년 10월 30일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일부 구간 해제를 앞두고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뉴스1

200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정된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존폐 기로에 섰다. 대구시가 완전 해제를 논의하기 위한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서면서다.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오는 27일 대구지역대학협력센터에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과 폐지에 관한 의견 수렴 토론회가 열린다. 대구시는 이번 토론회에서 나오는 시민, 동성로 상인, 전문가 등의 의견을 검토한 뒤 대구경찰청, 대구 중구, 한국도로교통공단 등과 협의해 합리적인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행사 당일까지 대구시 홈페이지 ‘토크대구’를 통해서도 관련 의견을 접수한다.

대구 중앙로에 위치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반월당 네거리에서 대구역 네거리 사이 1.05㎞ 구간이다. 이 구간에는 시내버스만 통행하고, 택시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만 다닐 수 있다. 일반 승용차는 다닐 수 없다. 또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하면서 차로를 왕복 4차로에서 왕복 2차로로 줄이는 대신 인도를 넓혔다. 도심 상권 활성화와 대중교통 이용 편의 증대, 보행자 안전 확보, 문화공간 창출을 위해서였다.

대구 중앙로 국내 첫 대중교통전용지구 ( 대구역 네거리 ~ 반월당네거리 ). 중앙포토

대구 중앙로 국내 첫 대중교통전용지구 ( 대구역 네거리 ~ 반월당네거리 ). 중앙포토

하지만 막상 지정된 후 분위기는 기대와 달랐다. 시민들은 “쾌적해서 다니기 좋다”는 반응이었으나, 차량이 오가지 않으면서 상인들은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우려했다. 설상가상으로 동성로 자체 경기 침체도 가속화했다. 1960년대 이후부터 40여 년 이상 대구 지역 쇼핑의 중심지였던 동성로는 2000년대 전자상거래 발달로 타격을 입었고, 이후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유동인구가 줄어들었다. 2023년에는 상가 5곳 중 1곳이 빌 정도였다.

상인들이 주된 원인으로 대중교통지구를 지목하면서 대구시는 2023년 북측 450m 구간을 해제하고 일반 차량 통행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남측 600m 구간 운영을 두고 토론회가 열린다. 그간 시민이나 상인들 사이에서도 남측 구간 운영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왔다. 동성로 상인들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객관적인 운영·폐지 근거를 찾아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준호 동성로상인회장은 “상인들도 해제와 유지를 요구하는 측으로 나뉜다”며 “이미 도로가 2차선으로 줄어들어 해제할 경우 통행량이 많아져 감당하지 못 할 것이라는 의견과 더 침체를 막기 위해선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전문가 분석과 용역 등으로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그간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두고 갈등이 잇따랐다. 서울 신촌 연세로 550m 구간은 2014년 국내 두 번째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으나 승용차 우회로 인한 주민 불편, 상권 침체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자 지난해 지정이 해제됐다.

서울 신촌 대중교통전용지구. 뉴스1

서울 신촌 대중교통전용지구. 뉴스1

부산 동천로 대중교통전용지구도 2015년 지정됐으나 2021년부터 임시 해제되고 현재 운영 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2021년 5월 인근에 공사를 하면서 차량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임시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단속을 해제했으나, 단속 중단 이후 5년 넘게 일반 차량도 자유롭게 통행하고 있어 대중교통전용지구 기능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데다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영을 놓고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만큼 시민과 교통 전문가의 의견을 면밀히 분석해 합리적인 운영 방향을 찾겠다”고 말했다.



백경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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