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실손 보험금을 타게 해주겠다며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로 서울 강남의 한 병원이 경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보험금을 허위로 수령한 환자들은 수백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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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강남 A병원 압수수색
경찰은 보험사기방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 7월 강남 A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이곳에서 지방흡입 후 사후관리를 받은 환자들 360여명을 소환조사했다. 사진은 해당 사건을 도식화한 인공지능(AI) 일러스트. 퍼플렉시티(Perplexity).
2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남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초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강남 A병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A병원이 지방흡입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사후 관리 차원에서 림프순환치료를 권유하고는 소견서에는 이와 관계 없는 요통, 요추 염좌 등의 병명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환자 약 360여명으로 하여금 허위로 보험금을 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기방지법 8조에 따르면 보험사기 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보험사기 행위를 알선·유인·권유·광고한 것도 보험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
경찰은 보험금을 지급한 각 보험사를 피해자로 보면서, 환자들 역시 허위 진단서인 점을 알고도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병원 측의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보고 소환조사를 진행 중이다. 환자 B씨는 중앙일보에 “병원 측에서 안내하는 대로 사후관리를 받고 서류를 보험사에 냈을 뿐인데 피의자가 됐다”며 “병명이 허위로 기재된 건 사후에 알았다. 검찰 송치된다면 병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험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온 환자들이 SNS에 조사 후기를 공유하고 있다. SNS캡처.
소셜미디어(SNS)에도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답장을 못 하고 있다” “조사 받으러 갔더니 다른 환자들이 수백명”이라는 불안 섞인 글들이 공유되고 있다. 일부 SNS 이용자들은 “이런 사람들 때문에 내 실비 보험료가 오르는 것이다” “환자들도 편법으로 가담한 게 빼박(분명)”이라며 환자들을 비판했다.
경찰은 A병원 원장을 소환 조사하기로 하고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해당 원장은 유명 유튜버와 함께 병원 홍보성 콘텐트를 여러 차례 제작해 인지도를 쌓았다. 중앙일보는 A병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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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미용→도수치료 둔갑, 거절해야”
보험사기 사례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2031억원이었던 실손·장기보험금 허위·과다 청구 적발액은 2024년 2337억원으로 늘었다. 적발 인원도 1만3992명에서 1만9401명으로 늘었다. 2024년 10월 부산남부경찰서는 피부미용 시술에 1050만원을 결제하고는 각 20만~25만원 상당의 무좀·도수 치료 총 47회 받았다고 서류를 조작한 의료진, 브로커, 가짜 환자 등 약 270명을 검거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피부미용 시술을 받았음에도 도수·무좀 등 실손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치료로 조작하는 일은 명백한 보험사기”라며 “이 같은 제안은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