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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 ‘최대 110조’ 돈보따리 푸는데…“반쪽짜리 주주환원” 왜

중앙일보

2026.08.23 00:26 2026.08.2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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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약 90조~110조원 규모의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약 90조~110조원 규모의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연합뉴스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놨지만, 기대감은 하루도 가지 못하고 식었다. 지난 21일 삼성전자 주가 얘기다. 이날 삼전 주가는 주주환원 기대감을 품고 장중 28만5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뒤 전 거래일보다도 낮은 27만원에 마감했다. 주주환원 계획이 800만 주주의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1일 이사회에서 올해만 약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이자 기존 최대치였던 2020년 주주환원 규모(20조3000억원)의 약 5배에 달한다.

우선 3분기에 약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시행한다. 주당 약 5000원을 배당하는 셈으로, 2분기 배당금(주당 374원)의 13배가 넘는 수준이다. 나머지 주주환원의 구체적인 방식과 규모는 올해 실적이 확정되는 내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해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절대적인 주주환원 규모는 크게 늘었지만 상당 부분 예상됐던 수준”이라며 “최근 투자자들의 기대치에는 소폭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앞서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주주환원 규모를 최대 200조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21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37p(0.88%) 오른 6912.95에 마감했다. 뉴스1

21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37p(0.88%) 오른 6912.95에 마감했다. 뉴스1


임직원 보상분이 아닌 일반 주주를 위한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점도 주주들의 실망을 키웠다. 특히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터라 두 회사의 주주환원 방식이 더 대비됐다. 실제 장 마감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고꾸라진 것과 달리 SK하이닉스 주가는 173만원에서 176만1000원까지 뛰었다.

주주환원 규모를 잉여현금흐름(FCF·Free Cash Flow)의 50%로 유지한 걸 두고도 뒷말이 많다. 경쟁사인 미국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이 초과현금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은 사실상 ‘절반짜리’ 아니냐는 비판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FCF와 초과현금(excess cash)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FCF는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에 필요한 지출을 뺀 금액이다. 반면 초과현금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 가운데 투자와 영업, 재무 안정성 확보 등에 필요한 갖가지 자금을 빼놓고 산출한다. 특히 초과현금은 표준화된 산식이 없어 보수적으로 산정할 경우 ‘100% 환원’이라 하더라도 실제 주주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주주환원책에 대한 실망이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실망으로 코스피 부진이 예상된다”면서도 “핫칩스 2026에서 공개될 신제품 및 메모리 산업 관련 내용에 따라 반발 매수 유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주주환원 실망감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배당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지는 만큼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화에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유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면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8월 말까지 예정돼 있는 법인세 중간 예납,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관련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환전 수요까지 더해지면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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