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이 23일 충남 태안군 솔라고 골프장에서 끝난 동아회원권그룹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정상을 밟았다. 국가대표 아마추어 유민혁의 추격을 1타 차이로 뿌리치고,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품었다. 지난 4월 우리금융챔피언십에서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한 뒤 다승까지 이룬 최찬은 “2승은 생각지도 못했다. 행복하고 기쁘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는 기나긴 마라톤과 같았다. 2라운드부터 폭우와 낙뢰가 계속되면서 원활하게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이틀 내리 잔여경기를 소화하면서 선수들은 마지막 날 30개 넘는 홀을 돌아야 했다. 전날 3라운드를 5번 홀(파3)까지 마친 뒤 이날 6번 홀(파5)부터 31개 홀을 돈 최찬은 “최종라운드 전반이 끝날 때부터 다리가 무거워졌다”고 했다.
그래도 우승은 달콤했다. 경북 봉화군 출신으로 14살 때 아버지를 따라 처음 클럽을 잡은 최찬. 이후 강원도 원주시와 경기도 수원시를 오가며 어렵게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2015년 프로로 전향했다. 그러나 입문하자마자 허리 디스크가 터져 2년 넘게 재활에만 매진했고, 2022년에야 1부 투어 승격 기회를 잡았다.
이번 우승으로 최찬은 올 시즌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3116점으로 2위, 상금 5억1165만원으로 3위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선수의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17언더파 단독선두로 출발한 최찬은 전반에는 겨우 1타만 줄여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10번 홀(파4)와 11번 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승기를 잡았다. 파4 13번 홀에선 이번 대회의 유일한 보기가 나왔지만, 14번 홀(파4) 버디로 이를 만회했다. 이어 유민혁이 1타까지 쫓아온 18번 홀(파5)에서 파를 기록하고 우승을 확정했다.
마지막 홀에서 파만 잡아도 우승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세컨드 샷으로 아이언 대신 우드를 잡은 최찬은 “팬들도 많이 보고 계신데 아이언으로 잘라 가기보다는 우드로 멋지게 공략하고 싶었다”고 웃었다.
가능성을 확인한 최찬의 시선은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최찬은 “다음 달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 퀄리파잉 토너먼트를 친다. 연말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Q-스쿨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