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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총리 “이건 전쟁이다”…미국 50% 관세에 보복 예고

중앙일보

2026.08.23 08:11 2026.08.2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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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미국과의 무역협상 결렬 뒤 미국이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현재 캐나다는 미국과 “전쟁 중”이라며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반면에 미국은 캐나다가 유리한 협상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캐나다의 보복관세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는 협상 결렬 이튿날인 22일 오전(현지시간) 22분간의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이 제안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고, 그들이 요구한 것을 내어주지도 않을 것”이라며 “달러에는 달러로, 캐나다는 미국의 새 관세에 동일한 규모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설 뒤 이어진 문답에서 기자가 “총리의 어투가 무역전쟁에 나서려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카니는 “왜냐하면 우리가 공격받았기 때문이다. 공격을 받는다면 그건 전쟁 중이라는 이야기다”고 답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캐나다의 주력 산업인 철강·자동차·목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22일부터 와인·가구·유제품·시멘트·의류 등에 50%의 관세를 추가로 매겼다. 발효 직전까지 이어진 협상은 결렬됐고, 캐나다는 다음 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유제품·가전·농기계·펄프·종이·전자제품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양국은 협상 결렬의 원인을 두고 서로 상대방에 책임을 돌렸다. 카니는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고, 너무 적은 것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카니는 미국 측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와 관련, 캐나다산 콘텐트와 프랑스어 콘텐트를 진흥하려는 캐나다의 정책을 후퇴시키려 압박했다고 전했다. 그간 트럼프는 수차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병합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캐나다에 모욕적인 언사를 거듭해 왔는데 관세 협상에서 또 캐나다의 공용어인 프랑스어권 문화까지 문제 삼자 이를 정체성을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결렬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본 등 다른 국가들이 대미 투자 패키지 등으로 관세 갈등을 봉합한 것과 달리 캐나다가 정면충돌을 택한 데는 국내 강경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야당도 미국에 추가로 양보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고, 그간 꾸준히 독립을 외쳐 왔던 동부 퀘벡주의 분리주의 목소리 역시 낮아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퀘벡 독립 지지율은 약 30% 안팎에 그쳤는데, 이는 수십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철강·자동차·목재 등 품목에 관세 인하를 제안했지만 캐나다가 거부했다며 캐나다의 보복에 대응하는 조치를 예고했다. 그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선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50%에서 25%로 낮추는 방안 등 구체적인 협상안까지 공개했다. 결렬된 협상의 세부 내용을 공개한 건 이례적인 일로, 양국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 언론들은 이번 협상 결렬이 미·캐나다·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USMCA) 갱신을 위한 미국과 멕시코 간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 이뤄진 점도 주목했다. 협상 결렬 때문에 미국·캐나다 간 USMCA 갱신 협상도 불투명해졌다.





유지혜.하수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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