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5월 13일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2026년 단체교섭 완전 승리를 위한 출정식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노조
자동차와 조선 등 국내 주력 산업 생산기지가 몰려 있는 울산에서 노동계 ‘하투(夏鬪)’가 거세지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10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선 데 이어 HD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시내버스 노조까지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이 제조업을 넘어서는 분위기다. 사업장별 노조 요구안은 다르지만 임금·성과급 인상, 정년 연장, 고용 보장 등이 주요 쟁점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5일 오전 6시 30분부터 27일 오후 1시 30분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조는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중노위가 24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 이후 지난달 21일까지 15차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000원 제외), 상여금 100% 인상, 회사 영업이익의 30%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최근 소식지에서 “회사 측이 책임 있는 제시안 없이 시간만 끌고 있다”며 “쟁의행위 절차에 돌입해 교섭 태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선 이미 파업이 본격화했다. 현대차 노조와 현대글로비스 울산지회 등 자동차 관련 사업장 노조들은 지난 20~21일 공동파업을 벌인 데 이어 25일에도 파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13일부터 2~6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다 지난 21일 10년 만에 전면 파업에 나섰다. 오는 2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현대차 노사의 핵심 쟁점은 임금·성과급과 정년 연장이다. 회사는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금 350%+1000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회사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을 현행 750%에서 800%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년을 둘러싼 입장 차이도 크다. 현대차의 정년은 만 60세로, 이후 ‘숙련재고용’ 제도를 통해 촉탁계약직으로 1년 더 근무할 수 있다.
노조는 국민연금 수급 시기에 맞춰 정년을 최장 65세까지 연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과거 노조 활동 과정에서 불법행위로 해고된 조합원의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정년 연장은 법제화 이후 논의하기로 한 사안이고, 해고자 문제 역시 정당한 해고라는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글로비스 협력사 노조는 현대차 울산공장 재건축과 생산라인 재편에 따른 고용 보장과 원청 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 갈등은 시민들의 발인 시내버스로도 번졌다. 울산버스노조는 오는 27일 자정까지 회사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8일 첫차부터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조는 지난 12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으며 오는 25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울산 시내버스 700여 대가 운행을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버스노조는 기본시급 9% 인상과 정년을 현 만 63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방안, 연장근로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시급 2%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6월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있다. 사진 현대차 노조
울산은 대형 제조업 사업장과 협력업체 노조가 밀집한 지역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울산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상급단체 산하 노조 221곳이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지난 6월 울산 조선소에서 임금 및 단체협상 투쟁 출정식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 HD현대중공업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