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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영화 음악, 한인이 함께 빛냈다

Los Angeles

2026.08.2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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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엔지니어 박정우 인터뷰]
예고 없이 시작된 3개월의 작업
수백개 음원 조율해 완성도 높여
“꿈 가진 이들에게 선례 되고파”
영화 ‘스파이더맨’의 스코어 믹싱 작업에 참여한 박정우 음향 엔지니어.

영화 ‘스파이더맨’의 스코어 믹싱 작업에 참여한 박정우 음향 엔지니어.

 
영화 음악의 음률도 갈고닦으면 더 빛이 난다.  
 
전 세계 흥행 수익 20억 달러를 돌파하며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파이더맨: 브랜뉴 데이(Spider-Man: Brand New Day)’의 장면마다 흐르는 음악에는 한인 음향 엔지니어의 손길이 묻어 있다.
 
이번 스파이더맨 작품에서 할리우드 영화 음악계의 대가로 불리는 워런 브라운과 함께 작업하며 스코어 믹싱팀의 유일한 한인 음향 엔지니어로 참여한 박정우(33)씨는 지난 3개월간의 작업이 아직도 꿈만 같다.
 
지난 14일 센추리시티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의 작업 화면에는 스파이더맨이 떠 있었다.
 
“5월의 어느 날이었죠. 전날까지도 스파이더맨 작업을 할 거라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어요. 하루는 점심을 먹고 돌아왔는데 화면에 모를 수가 없는 얼굴이 떠 있었죠. 스파이더맨 트레일러 가편집 영상이었어요.”
 
영화 포스터.

영화 포스터.

 
화면 속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보는 순간 심장이 뛰었다.
 
그는 스코어 믹서로서 수많은 작품을 만든 베테랑 워런 브라운을 도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브라운은 전작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비롯해 작곡가 마이클 지아키노와 여러 유명 작품을 함께해 온 인물이다.
 
그는 “영화 음악에서 스코어 믹싱이란 흩어져 있는 수많은 소리를 하나의 듣기 좋은 앙상블로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과의 작업에서 그의 역할은 끊임없이 들어오는 수백 개의 오디오 파일과 매분, 매초 변하는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한 치의 오차 없이 관리하는 것이었다. 스튜디오의 기술적·운영적 환경을 빈틈없이 유지해 브라운이 음악적 판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개봉을 한 달여 앞두고 야근이 일상이 될 만큼 고된 작업이 이어졌지만, 할리우드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내려는 전문가들의 열정이 집약된 곳이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녹음했다고 극장에서 듣는 영화 음악이 곧바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에요. 보통 수십 대의 마이크로 동시에 녹음을 해요. 이 수많은 소리의 음량과 음색, 공간감, 좌우와 앞뒤 위치 등을 조정해 하나의 듣기 좋은 음악으로 완성하는 것이 스코어 믹싱이에요.”
 
영화 음향 엔지니어에게는 철칙이 있다. 아무리 음악이 좋더라도 영상에 대한 몰입감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영상에 음악이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더욱 섬세한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그가 처음부터 할리우드에서 일하기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방향을 바꾼 계기는 27세 무렵이었다. 신학을 공부하던 중 우연히 레코딩 엔지니어로 그래미상을 두 차례 수상한 황병준씨의 이야기를 기사를 통해 접하면서 삶의 항로를 바꿨다.
 
“음악 그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고 공간과 다양한 소리를 다루는 것이 음향 엔지니어들의 작업이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어요. 2년간 드럼 오디션을 준비해 버클리음대에 진학하게 됐죠.”
 
이후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당신의 맛’ 삽입곡 녹음에도 참여했다.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의 프로그램에도 선발돼 앨런 메이어슨과 함께 녹음 작업을 하며 경험도 쌓았다. 메이어슨은 ‘듄’과 ‘덩케르크’ 등에서 한스 짐머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할리우드 정상급 스코어 믹서다.
 
그는 졸업하자마자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렸다.
 
보스턴을 떠나 LA로 온 박 엔지니어는 할리우드에서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세 가지 키워드로 ‘사람’, ‘신뢰’, ‘네트워크’를 꼽았다. 할리우드 영화 음향 업계의 진입 장벽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그는 “할리우드에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할때 ‘이 사람에게 과연 이렇게 중요한 일을 맡겨도 되는가’에 대한 부분을 먼저 본다”고 했다. 실력만큼 중요한 게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신뢰라는 뜻이다. 그는 “그동안 스코어 믹싱 업계에서 한인 엔지니어를 만난 적이 거의 없는데 앞으로 더욱 열심히 경험을 쌓아 같은 길을 꿈꾸는 젊은 한인 엔지니어들에게 ‘이런 길도 갈 수 있구나’라는 하나의 선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여진 인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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