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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출국세 3배 올리더니…“520억원 곰 잡는데 썼다” 논란

중앙일보

2026.08.23 21:54 2026.08.2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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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리타공항. EPA=연합뉴스

일본 나리타공항. EPA=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관광 환경 정비를 명분으로 출국세를 3배 인상했지만, 늘어난 세수 상당 부분이 곰 피해 대책이나 벚나무 해충 방제 등 관광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방일 외국인의 관광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도입한 국제관광여객세, 이른바 출국세의 세수 증가분을 곰 포획과 생태 조사, 벚나무 해충 방제 등에 투입하고 있다.

출국세는 일본에서 출국할 때 항공기나 선박의 티켓 요금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징수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출국세를 기존 1000엔에서 3000엔으로 3배 인상했다.

정부는 세율 인상으로 확보되는 추가 재원을 외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오버투어리즘 대책 등에 활용하겠다고 설명해왔다.

출국세 인상으로 올해 세수는 전년보다 810억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출국세 인상으로 일본인의 해외여행 부담도 커지자 일본 외무성은 일본인 여권 발급 수수료를 인하했다. 이를 제외한 순수 세수 증가분은 646억엔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이 646억엔의 사용처 가운데 관광객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업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일본에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곰 피해와 관련해 올해부터 포획과 생태 조사 등에 출국세 증가분이 투입됐다.

곰 대책 사업에는 총 62억엔이 배정됐으며 이 가운데 60억엔이 출국세 증가분에서 충당됐다.

벚나무를 갉아먹어 고사시키는 해충인 붉은목하늘소 방제 사업에도 새로 편성된 예산 6억엔 전액이 출국세에서 지원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곰 출몰로 외국인 관광객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로는 관광지보다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벚나무 해충 방제 역시 방일 관광객을 위한 사업으로 보기에는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국립문화재수리센터 설계비 1억3000만엔, 미디어예술 내셔널센터 정비비 1억7000만엔, 다카마쓰즈카 고분 벽화 전시시설 설계비 6200만엔도 출국세로 충당됐다.

일본 재무성 관계자는 이처럼 출국세 재원이 다른 사업에 활용되는 배경에 대해 교육 무상화와 가솔린세 구 잠정세율 폐지 등이 별도의 재원 확보 없이 시행된 영향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에 설명했다.

출국세 인상에 따른 관광객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세수가 당초 취지와 동떨어진 사업에 쓰인다는 비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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