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보듬이 자원봉사자가 학생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경북교육청
경북도내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를 맡고 있는 A씨는 지난 한 해 동안 수업을 이끌어나가는 데 애를 많이 먹었다. A씨가 맡은 학급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갖고 있는 학생이 있어 수업 중 돌발 행동을 하거나 다른 학생을 위협하는 경우가 종종 벌어졌던 탓이다.
A씨는 “ADHD 증상이 나타난 학생은 수업 중 화를 내면서 감정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하기도 하고 동급생을 위협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일이 잦았다”며 “그럴 때마다 수업을 중단하고 개별적으로 그 학생을 훈육하느라 수업 흐름이 깨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올해 들어 수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경북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안정적인 수업 환경 조성을 위해 ‘수업보듬이’를 필요 학급에 배치하게 되면서다.
‘수업보듬이’는 ADHD나 충동조절의 어려움, 정서불안 등으로 정규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1대 1로 배치하는 맞춤형 지원 사업이다. 수업보듬이는 아침 활동과 쉬는 시간, 점심시간을 포함한 정규 교육과정에서 하루 4시간 이상 활동하며 학생의 학습 참여를 돕고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A씨는 “자원봉사자가 1대 1로 밀착해 학생의 감정 조절을 돕고 중재함으로써 감정 폭발의 횟수와 강도가 줄었고 학생도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결과 학급 전체의 수업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친구들의 이해와 배려가 높아져 또래 관계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 전했다.
경북지역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보듬이 자원봉사자가 학생과 함께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경북교육청
지난해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주의력 결핍 증상을 보이는 초등학생이 빠르게 늘어나고, 이런 학생들의 행동이 수업을 중단하는 요인의 51.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경북교육청 자체 현황 분석에 따라 시행됐다.
실제 ADHD를 가진 초등학생의 수는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ADHD로 진료받은 초등학생의 수가 2019년 3만174명에서 지난해 6만3709명으로 111% 증가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 하반기 지역 37개 학교에서 50명의 수업보듬이 자원봉사자를 배치해 시범운영을 했다. 평균 연령 약 48세의 수업보듬이 자원봉사자들은 보육·사회복지사, 심리상담, 교원, 특수실무 등 다양한 자격을 소지하고 있다. 시범운영에서 호평이 이어지면서 올해 학기 초 적응기(3월) 이후 정규수업이 어려운 초등학교 1학년생 30명을 우선 선정해 수업보듬이를 지원했다.
수업보듬이 사업은 학생과 학부모, 담임교사, 수업보듬이 자원봉사자, 학교 관리자 등 총 2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으로부터 97%에 이르는 높은 만족도를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적으로 학생의 96.8%가 정서적 안정과 학교 적응에 긍정적인 변화를 체감했다고 응답했다. 담임교사의 97%는 안정적인 수업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고, 학부모의 97.8%와 자원봉사자의 100%도 제도 운영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며 지속적인 참여 의사를 보였다.
경북 안동시 경북교육청 전경. 사진 경북교육청
경북교육청은 1학기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2학기에도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사가 안정적으로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2026년 수업보듬이 자원봉사자(3차)’ 26명을 최종 선정하고 다음달부터 배치한다.
이와 관련 경북교육청은 2026학년도 수업보듬이 자원봉사자를 운영하고 있는 85개 학교의 학급 담임교사 106명과 교육지원청 업무담당자를 대상으로 25일 ‘2026학년도 2학기 수업보듬이 자원봉사자 운영 설명회’를 진행한다.
설명회에서는 1학기 만족도 조사 결과와 우수 운영 사례를 공유하고 실제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2학기 운영 방향과 주요 사항을 안내할 예정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수업보듬이 정책의 핵심은 교실 안 어느 누구도 배움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보듬는 데 있다”며 “2학기에도 담임교사와 자원봉사자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모든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빈틈없이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