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파른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민심을 자극한 부동산 세제개편안과 증시 변동성, 8·17 전당대회를 거치며 솟구친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잇따른 악재로 작용한 결과다.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18~21일 무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해 24일 공개한 이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6주 연속 하락한 40.2%로 집계됐다. 지난주 같은 조사(43.0%)보다 2.8%포인트 낮아진 취임 후 최저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56.9%로 직전 조사 대비 2.8%포인트 상승해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 민주당은 41.9%로 6.0%포인트 떨어진 반면 국민의힘은 37.6%로 4.5포인트 오르며 오차범위(±3.1%포인트) 내의 격차로 좁혀졌다. 전당대회 직후 새 지도부가 진용을 갖추며 지지율이 오르는 ‘컨벤션 효과’가 실종된 것이다.
지지율 동반 하락에 대해 당정은 무거운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이날 “민생과 경제 현장에서 변화가 체감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강유정 수석대변인)고 했다. 여당에선 40% 지지선이 위태로운 상황과 관련해 “이제는 올라가야 한다”(민주당 관계자)는 초조함이 감지됐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김원이 전략기획위원장이 (회의에서) 여론조사가 좀 심각한 수준이 됐다는 차원에서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기조 발제를 많이 했다”며 “상황 인식은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권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각한 건 그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무선전화 면접 방식인 한국갤럽 정례 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지난 11~13일 조사에서 첫 ‘데드 크로스’(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에 우세)를 기록했다. 취임 1년 2개월 만이었다. 이는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의 첫 데드 크로스가 각각 취임 1년 4개월(긍정 43%, 부정 48%), 1년 7개월(긍정 45%, 부정 46%) 만이었던 것과 비교해 속도가 빨랐다.
대형 사건·사고가 없는 상황에서 지지율이 정책적인 문제로 빠졌다는 것도 당정이 걱정하는 부분이다. 비(非)거주 1주택자 세금 부담을 늘리는 8·3 세제개편안이 수도권 1주택자 민심을 자극한 상황에서 ‘폐버스’와 ‘욕조 고시원’ 같은 미숙한 대응책이 화제가 되며 민심 이반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서울 지역 의원은 “정부가 답도 없이 세금만 건드렸다는 불신이 폭발했다”고 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이 대통령이 취임 1년 만에 세금을 건드리면서 4050세대 코어 지지층까지 등을 돌릴 수 있는 부정적 민심의 물꼬가 비교적 빨리 열렸다”고 했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부터)가 23일 총리공관에서 주요 현안 논의를 위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었다. 취임 후 첫 고위당정에 참석한 김 대표는 이날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에 대한 보완을 요구했다. 김경록 기자
당정 입장에선 부동산 정책의 개선을 통해 역으로 지지율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긍정 요인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세제개편안 수정안은 정책의 완성도와 국민 수용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국민 의견과 당정 협의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비거주 1주택의 사유가 합리적이라면 과감하게 거주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고위 당정 등을 통해 민주당 의견을 청취한 정부는 다음 달 3일 세제개편안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와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관련한 기존 개편안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지금 부동산을 회피하고 (지지율을 올릴) 무슨 방법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인한 주식 시장 변동성 관리,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계 갈등 봉합도 지지율 반등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주가 급등으로 조정 국면이 빨리 왔고, 취임 2년 차와 전대 국면이 겹친 것도 지지율 하락을 부추긴 것 아니겠느냐”며 “이런 문제는 당 차원에서 해결이 가능하니 지지율 반등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