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잤더니 불면증 싹 사라졌다…뜻밖 효과 부른 ‘캡슐’ 정체
중앙일보
2026.08.24 02:52
2026.08.24 13:17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일명 '대변 캡슐'이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GettyImages
건강한 사람의 대변 속 미생물을 추출해 만든 캡슐(일명 대변 캡슐 또는 똥 알약)이 만성 불면증 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대 제6병원 및 정신건강연구소 공동연구진은 만성 불면증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변 미생물 이식(FMT)’ 임상시험 결과를 국제 학술지 ‘내과학 저널(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고 뉴욕포스트 등이 전했다.
연구진은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수면 습관이 좋은 건강한 기부자의 대변 미생물이 담긴 캡슐을,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복용하게 했다.
FMT 치료군은 사전 항생제 투여 후 60개의 미생물 캡슐을 복용하고 2주 뒤 20개를 추가 복용했다.
수면다원검사 분석 결과 FMT 캡슐을 복용한 그룹의 수면 효율(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중 실제 잠든 비율)은 기존 79%에서 한 달 뒤 93%로 크게 상승했다. 반면 위약군은 85%에서 87%로 변화가 미미했다.
또 잠든 후 밤중에 깨어 있는 시간 역시 FMT 치료군에서 기존 79분에서 17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수면 개선 효과는 주관적 설문 조사 기준 최대 6개월까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화학물질이 신경계 및 ‘장-뇌 축’을 타고 뇌에 영향을 미쳐 염증, 스트레스,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구진은 임상 대상 인원이 80명으로 적고 사전 항생제 투여의 영향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생물학적 기전을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