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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만원 명품도 1시간만에 ‘딩동’...확산하는 ‘퀵커머스 전쟁’

중앙일보

2026.08.24 03:31 2026.08.2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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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주문 버튼을 누르면 1000만원대에 달하는 주얼리나 최신 스마트폰·프리미엄 카메라가 1~2시간 만에 문앞에 도착하는 시대가 열렸다. 주로 음식과 생필품 배달에 국한되던 ‘퀵 커머스’가 고가 명품과 프리미엄 가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면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에 백화점·로드숍 수준의 프리미엄 브랜드 입점이 잇따르며 고가 상품 거래액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퀵커머스 서비스인 ‘장보기·쇼핑’에 입점한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는 수십만~수백만원대 주얼리는 물론 1400만원에 달하는 크리스털 장식 피규어까지 판매 중이다. 고가 제품 중심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스와로브스키의 올 2분기 배달의민족 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고가 전자기기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배달의민족 내 ‘삼성스토어’의 올 상반기 스마트폰 거래액은 전년 대비 20% 늘었고, 수백만원대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를 판매하는 소니 역시 거래액이 40% 증가했다. 국내 전기밥솥 시장 1위인 쿠쿠전자도 지난 5월 입점했다. 현재 배달의민족 내 일반 쇼핑 입점 브랜드만 50여 개에 달한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쿠팡이츠는 삼성·LG유플러스 등 통신 매장과 연계해 스마트폰을 즉시 배송하고 있으며, 마켓컬리는 ‘컬리나우’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글로벌 브랜드 ‘맥(MAC)’ 등 백화점급 뷰티 제품을 1시간 이내에 전달하고 있다.

고가품 퀵커머스 성장의 배경에는 젊은 층과 1·2인 가구 등을 중심으로 필요할 때 바로 구매하고 쓰는 소비행태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 요인으로 ‘속도’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념일을 앞두고 고가 선물을 서둘러 준비하거나, 업무 현장에서 카메라·스마트폰 등이 고장 나 빠른 배송이 필요한 경우 등 즉시 상품을 받아야 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그간 고가 브랜드들은 도난·분실 리스크와 브랜드 이미지 관리, 물류비 부담 등을 이유로 배달앱 입점에 보수적이었다. 그러나 성장이 정체된 오프라인 매장을 도심형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플랫폼들의 안전 배송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판로 다변화의 핵심 채널로 배달앱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가품 배송은 일반 상품과 동일하게 비대면·대면 수령을 지원하되, 분실 및 파손 위험을 줄이기 위한 보안 장치를 강화했다. 배달의민족의 경우 고가 상품 전용 식별 표기를 부착하고, 배송기사에게 추가 보상(안전 할증료)을 지급해 주의 의무를 높인다. 주문 고객에게는 실시간 라이더 위치 정보와 함께 배송 완료 증빙 사진을 즉각 전송해 사후 분실 소지를 막는다. 일부 택배업체는 프리미엄 배송 업체와 제휴를 통해 전문 교육을 받은 요원이 고객과 시간·장소를 조율해 직접 전달하는 컨시어지 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츠에 입점한 품목들. 사진 쿠팡이츠

쿠팡이츠에 입점한 품목들. 사진 쿠팡이츠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4조4000억원에서 2030년 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고가 제품 중심의 속도전이 심화될수록 늘어나는 플랫폼 물류비용과 배송 인력의 안전 책임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비대면 배송을 선택해 상품이 정상적으로 지정 장소에 전달된 경우 이후 발생한 분실의 책임은 대부분 소비자에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가품까지 아우르는 퀵커머스는 소비자의 편의성과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속도 경쟁에 매몰되기보다 배송 과정의 품질 관리와 지속가능한 물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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