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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억원 삼킨 악몽의 남해…우럭·숭어 수백만마리 바다에 푼다, 왜

중앙일보

2026.08.24 08:01 2026.08.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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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어민이 양식장에서 키우던 조피볼락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사진 통영시]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어민이 양식장에서 키우던 조피볼락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사진 통영시]

지난 15일 경남 통영시 한 해상가두리 양식장. 어민들이 길이 7㎝ 안팎의 조피볼락(우럭) 치어를 연신 뜰채로 떠 노란 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곧이어 우럭이 가득 든 바구니를 저울에 올려 무게를 잰 뒤 어창(魚艙)으로 쏟아부었다. 어민들은 어선에 8만 마리 가까운 우럭을 싣고 인근 바다로 나가 모두 풀어줬다. 같은 날 다른 두 곳의 통영 양식장에서도 같은 작업이 이뤄졌다. 착잡한 얼굴을 숨기지 못한 한 어민은 “고수온 때문에 이대로 놔두면 며칠 내로 대부분 죽기 때문에 방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해안 바다가 들끓으면서 폐사 위기에 놓인 양식 어민들이 애지중지 키우던 물고기를 긴급 방류하고 있다. 긴급 방류는 대량 폐사가 발생하기 전 물고기를 풀어주고, 그만큼 양식장 내 밀집도를 낮춰 남은 물고기의 생존율을 높이려는 조치다. 전국 해상가두리 양식 면적의 약 절반(84만여㎡ 중 42만여㎡)이 집중된 경남에서는 지난 10일 남해군을 시작으로 긴급 방류가 진행 중이다.

24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경남 통영시·거제시·고성군·남해군에 있는 110어가에서 879만여 마리를 긴급 방류하겠다고 신청했다. 실제 지난 23일까지 통영시·고성군·남해군 74개 어가에서 우럭·숭어·말쥐치 등 578만여 마리에 대한 긴급 방류가 진행됐다. 지난해 14개 어가에서 114만여 마리를 방류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신청 건수는 7.7배(마릿수 기준)로 대폭 늘었다.

긴급 방류 신청 증가 배경에는 반복된 피해가 있다. 앞서 경남에서는 2024년 71일간 이어진 고수온으로 양식 어류 2828만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적 있다. 피해액만 664억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 피해 규모다. 지난해에도 383만여 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 올해는 지난 23일까지 숭어·우럭·말쥐치·강도다리 108만여 마리가 고수온 폐사로 집계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부터 양식장 고수온 피해 예방을 위해 긴급 방류를 적극 권장, 올해 경남뿐만 아니라 전남광주 등에서도 긴급 방류가 이뤄지고 있다. 전남 여수시는 우럭 728만 마리를 다음 달 초까지 방류할 예정이다. 정부는 폐사 어류와 마찬가지로 긴급 방류한 어류에 대해서도 지원한다. 작은 고기 기준으로 우럭은 마리당 700원, 숭어는 745원, 쥐치는 558원 등 어종별 정해진 복구 단가에 맞춰, 어가당 최대 5000만원까지 재해복구비를 지급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물고기가 죽은 뒤 피해 조사에 폐사체 처리까지 예산·인력 낭비를 하는 것보다 미리 놔주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어민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성어는 대량 방류하면 생태계 혼란을 줄 수 있는 등 여러 전문가 의견을 받아, 치어 등 작거나 중간 고기만 방류한다”고 설명했다.

경남은 지난 10일 오후부터 도내 전 해역에 고수온 특보(주의보·경보)가 내려졌다. 경남 앞바다 수온을 잡아주던 ‘냉수대’가 이날부터 사라지면서다. 고수온 주의보는 28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될 때, 경보는 28도 이상 3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23일 기준 남해 연안 수온은 27.4~30.7도로 관측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남해 연안은 주 중반까지 폭염의 영향으로 수온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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