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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도니살, 2026년은 끼니살

중앙일보

2026.08.24 08:01 2026.09.0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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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상승세를 이끈 프로 2년차 외야수 박재현. [사진 KIA 타이거즈]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상승세를 이끈 프로 2년차 외야수 박재현. [사진 KIA 타이거즈]

2024년 KIA 타이거즈 팬들은 김도영의 활약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도니살(도영아, 니땀시 살어야)’ 열풍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2년 뒤, 또 한 번 젊은 타자가 불쑥 나타났다. ‘끼니살(끼끼야, 니땀시 살어야)’의 주인공 박재현(20)이다.

지난해 KIA는 ‘절대 1강’이란 예상이 무색하게 8위까지 추락했다. 올해 전망은 어두웠다. 최형우와 박찬호, 두 주축 선수가 FA(프리에이전트)로 팀을 떠났다. 하지만 예측이 또 빗나갔다. 기분 좋게. KIA는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와 3위 다툼을 벌이며 2년 만의 가을 야구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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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엑스-팩터(예상하지 못했던 요소)’는 프로 2년차 외야수 박재현이었다. 지난해 인천고를 졸업하고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입단한 박재현은 첫해 58경기에서 타율 0.081(62타수 5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0개. 그러나 올 시즌엔 타율 0.292, 15홈런 19도루를 기록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KIA 선수로는 김도영 이후 2년 만에 20(홈런)-20(도루)클럽 가입도 가능하다.

원숭이처럼 재빠르고 재치 넘치는 그의 별명은 ‘끼끼’다. 올스타전에선 ‘손오공’ 분장을 하고 ‘근두운’ 킥보드를 타고 나와 웃음을 선사했다. ‘끼니살’이란 말이 생길 만큼 박재현 사랑은 각별하다. 유니폼 판매량도 사인볼 요청도 팀 내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올스타전에서 근두운 킥보드를 타고 손오공 분장을 한 박재현. 사진 KIA 타이거즈

올스타전에서 근두운 킥보드를 타고 손오공 분장을 한 박재현. 사진 KIA 타이거즈

박재현은 “정말 좋다. 야구 선수가 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는 건 그만큼 잘하고 있는 뜻이 아니겠느냐”며 “못할 때 욕을 많이 하시지만, 그것도 관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아직 유니폼 판매 인센티브 정산이 안 돼서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팬들이 응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박재현에겐 훌륭한 멘토가 많다. 특히 주장 나성범과 김도영이 그의 성장에 큰 자양분이 됐다. 박재현은 “성범이 형, 도영이 형과 있으면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성범 선배님은 내가 안 좋았을 때부터 저를 정말 많이 챙겨 주셨다. 내게는 은인이다. 도영이 형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다”고 했다. 선배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장난도 치는 성격 덕택이다.

야구에 대한 생각도 뚜렷하다. 박재현이 타율에 비해 낮은 출루율을 기록하자 이범호 감독은 ‘출루율 0.350으로 시즌을 마치면 마무리캠프를 면제시켜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한동안 출루에 신경쓰던 박재현은 생각을 바꿨다. 그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당하고 나면 결과가 너무 나빴다. 내 장점을 살리자는 생각을 하고, 출루율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너무 어이없는 공에 헛스윙하지는 말고 초구부터 자신있게 휘두른다”고 했다.
KIA 외야수 박재현. 사진 KIA 타이거즈

KIA 외야수 박재현. 사진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다가오는 9월이 걱정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김도영과 박재현, 투수 성영탁이 발탁돼 2주 정도 결장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박재현의 존재감이 커졌다. 하지만 박재현은 덤덤하다. 그는 “도영이 형은 워낙 수퍼스타고 실력이 정말 뛰어나지만 내가 없는 자리는 대체할 사람이 있다. 지금도 누군가 내 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했다.

그래도 첫 태극마크에 대한 기쁨은 숨기지 못했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박재현은 “내 야구인생이 걸린 시간이 될 수도 있다. 팀 순위 싸움이 치열해 설레는 마음은 뒤로 접어뒀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2024년 10월 팀에 합류한 박재현은 함평 2군 훈련장에서 KIA의 우승을 TV로 지켜봤다. 박재현은 “우승 장면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그 순간 ‘내가 저기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아시안게임 기간 동료들이 잘해 줄 거라 믿는다. 올해는 높은 자리에서 나도 야구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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