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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의 문장으로 읽는 책]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중앙일보

2026.08.24 08:08 2026.08.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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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문화칼럼니스트

양성희 문화칼럼니스트

함대도 부하도 이름도 모두 사라진 자리에서, 그는 마침내 발가벗은 자신과 마주했다. 갑옷은 그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이 부르던 이름도 그가 아니었다. 이 모두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 그것이 진짜 오뒷세우스였다.
-김태진의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크리스토퍼 놀런이 3000년 전 영웅 이야기 ‘오디세이’(사진)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710만 관객이 봤다. 최적의 관람장소로 꼽히는 ‘용아맥(용산CGV 아이맥스 상영관)’ 티켓은 예매전쟁 끝에 10만원이 넘는 암표까지 등장했다.

출판계도 열풍이 한창이다. 그중 유튜브 ‘아트인문학’ 채널로 유명한 저자가 『오뒷세이아』의 핵심적 장면들을 뽑고 미술·문학·철학 등과 연관성을 살펴본 책이다. 『오뒷세이아』를 풍부하게 읽는 가이드북인 셈이다. 당연히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도 인용한다. 위 인용문은 전 세계 수 천개의 영웅서사를 연구한 캠벨이 가장 사랑하는 영웅으로 오디세우스를 뽑으며 한 말이다. 가장 처절하게 몰락한 영웅, “떠나기 전에는 알지 못했지만 모든 여정을 통과한 끝에 비로소 만나게 되는 진정한 나에 대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캠벨은 이렇게도 말했다. “신화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 그건 내가 누구인지 깊이 깨닫는 것이다.” “두려워 들어가지 못하는 동굴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 안에 반드시 당신이 그토록 찾던 보물이 들어있다.”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 너의 블리스를 따라가라. 그러면 문이 없다고 생각한 곳에서 문이 열릴 것이다.” 블리스(bliss)란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하는 일에 몰두하는 순간의 희열, 살아있는 느낌을 말한다.

저자는 ‘인간은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철학자 폴 리쾨르의 ‘서사적 정체성’에도 주목했다. 자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자만이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이다. “사건은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그러나 의미는 그것을 엮어낸 자에게만 생긴다.” 『오뒷세이아』는 2018년 BBC 설문조사에서 ‘세계에 영향을 준 100대 이야기’ 1위에 올랐다.

양성희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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