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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8% 오를때 11% 뛰었다…대학가 울리는 ‘제2의 월세’

중앙일보

2026.08.24 13:00 2026.08.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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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의 한 대학가 16.5㎡(약 5평) 원룸에서 자취하는 정모(25)씨는 매달 관리비로 9만원을 낸다. 관리비에는 수도·가스비가 포함되지만 정씨는 각각 얼마가 부과되는지, 공용공간 관리에 얼마가 쓰이는지 알지 못한다. 정씨는 “월세의 약 20%에 달하는 돈을 매달 내는데도 계약 때부터 지금까지 구체적인 관리비 사용처를 안내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대학가 ‘깜깜이 관리비’ 논란

7일 서울의 한 대학가 알림판에 하숙 및 원룸 공고가 붙어 있다. 뉴스1

7일 서울의 한 대학가 알림판에 하숙 및 원룸 공고가 붙어 있다. 뉴스1


개강을 앞둔 대학가에서 월 10만원을 넘나드는 ‘깜깜이 관리비’ 탓에 대학생들의 불만과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행법상 일정 세대 수 이상 공동주택은 관리비 세부 내역을 공개해야 하지만, 대학가 앞 소규모 공동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은 이런 관리비 공개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4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서울 주요 10개 대학 인근 전용면적 33㎡(약 10평) 이하 원룸을 분석한 결과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원룸 평균 관리비는 약 8만1000원을 기록했다. 오피스텔은 매물이 확인된 6개 대학가 평균 기준으로 약 11만4000원에 달했다. 실제로 대학가 관리비는 월세보다도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다방 집계 기준 지난달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평균 월세는 전년 동월 대비 7.7% 올랐지만, 관리비는 같은 기간 10.9% 상승했다.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부동산 모습. 연합뉴스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부동산 모습. 연합뉴스


문제는 대학생들이 적지 않은 관리비를 내면서도 산정 기준과 사용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20㎡(약 6평) 면적 오피스텔에 사는 김다빈(24)씨는 월세 100만원과 별도로 관리비 14만원을 내고 있지만, 그마저도 수도·가스는 별도 공과금으로 내야 해 월 부담액이 20만원에 달한다. 김씨는 “계약 당시 중개사는 관리실이 있으니 치안이 좋을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확인해보니 건물 관리인은 평일 오후 6시면 퇴근하고 주말에는 근무하지 않는다”며 “받는 서비스에 비해 비용이 지나치게 비싼 것 같아 관리비가 제대로 집행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설명의무, 광고·중개단계에만 적용

정부는 관리비 투명성을 높이려 제도를 보완해왔지만, 허점은 여전하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부터 월 10만원 이상 관리비가 부과되는 중개대상물을 표시·광고할 때 일반관리비와 사용료 등 세부 항목을 나눠 표시하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는 임대차·매매를 위한 중개광고 단계에만 적용된다. 2024년 10월부터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관리비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도 생겼지만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으로 대상이 한정된다.

지난 11일 국무회의 의결된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도 보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안에는 이달 28일부터 공인중개사가 임대차 계약 전 임대인에게 공동관리비 내용을 확인하고 임차인에게 설명해야 한다는 ‘관리비 설명 의무’ 강화 조항이 들어갔다. 그러나 계약 전 관리비를 확인·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입주 이후 실제 부과·집행 단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마을 게시판에 원룸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마을 게시판에 원룸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특히 100세대 미만이 많은 대학가 앞 원룸·오피스텔 등에선 여전히 깜깜이 관리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 관악구 6평 오피스텔에서 자취 중인 나모(27)씨는 “계약 때 임대인이 일정 금액으로 정해둔 관리비를 항목별로 끼워 맞춰 말하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알 수 없을 것”이라며 “공인중개사가 실제 관리비 집행 장부 등 증빙 자료를 보여주는 것도 아닌데 설명 의무 강화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거주 기간에도 임차인이 관리비의 세부 부과 내용과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소규모 원룸이나 오피스텔은 관리 주체가 부과하는 관리비의 산정 근거나 사용처를 임대인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계약 당시 중개사가 관리비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거주 기간에도 항목별 부과·집행 내역을 안내해야 하며 관리 주체와 거주자가 관리비 내역을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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