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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혀·림프, 3개 암 겪고도 쌩쌩” 85세 과학자 매일 먹는 간식

중앙일보

2026.08.24 13:00 2026.08.25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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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기도 하남시에 자리한 한 고급 주택 단지. 고즈넉하면서도 개성 있는 널찍한 단독 주택들 사이에 유독 세련된 건물 하나가 눈에 띄었다. 넓은 통창, 나무들에 둘러싸인 중정은 세련되면서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내부에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그랜드피아노가 놓인 우아한 공간이 나타났다.

이곳으로 취재진을 초대한 이는 국내 동물생명공학의 선구자인 정길생(85·이하 경칭 생략) 전 건국대 총장이다. 젖소의 임신과 출산, 유전 시스템을 연구해온 그는 10년의 연구 끝에 인공수정과 수정란 이식 기술 개발을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그의 기술 덕분에 1985년 한국 최초이자 세계 18번째 시험관아기가 태어날 수 있었다.

생명공학 분야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정길생은 1년 전 돌연 모든 강의와 대외 활동을 중단했다. 척추염 수술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가 왔기 때문이다. 삶을 지탱하려면 24시간 의료진과 요양보호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정길생은 지난해 겨울 척추염 수술 후유증으로 불편해진 하반신 재활을 위해 프리미엄 요양원을 선택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빠르게 건강을 회복한 그의 건강 비결은 무엇일까. 장진영 기자

정길생은 지난해 겨울 척추염 수술 후유증으로 불편해진 하반신 재활을 위해 프리미엄 요양원을 선택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빠르게 건강을 회복한 그의 건강 비결은 무엇일까. 장진영 기자

" 병을 정복하려면 병과 싸우지 말고, 먼저 친해져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거든요. 다리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 상황에 맞게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게 내 판단이었어요. "

사실 그는 긴 세월 병마에 시달렸다. 60여 년 전 폐결핵으로 폐의 일부를 잘라낸 게 시작이었다. 폐 절제 수술 중 감염된 C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졌다. 6년 전에는 설암으로 혀의 좌측 3분의 1을 잘라냈고 같은 해 가을에는 림프절로 전이된 암을 제거하기 위해 왼쪽 목을 열고 큰 수술을 받았다.

세 번의 암을 겪으면서, 그는 단 한 번도 병에 무릎 꿇지 않았다. 발병과 수술이 반복되는 동안에도 연구와 교육을 지속했다. 건국대 총장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등 교육·과학기술기관의 수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440여 편의 논문을 쓰는 등 연구에 매진했다. 지금 요양원에서도 그는 ‘건강 회복 이후’의 삶을 생각하며 몸과 정신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정길생과 하루 24시간을 함께 하는 요양보호사 역시 그의 열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 어르신이요? 저희보다 더 바빠요. 다리가 불편한데도 뛰어다니세요. 바빠서 아플 틈이 없어 보여요. "

피로 해소에 으뜸, 간암 앓은 과학자의 간식
한나절 넘게 이어진 정길생과의 인터뷰에서 취재진은 그의 지치지 않는 기력과 집중력에 놀랐다. 그는 질문의 맥락을 정확히 파악했고, 미처 묻지 못한 사연까지 속 시원히 들려줬다.

 대한민국 동물생명공학계의 대부인 정길생(85) 전 건국대 총장. 정 전 총장은 1983년 사람의 난자를 시험관 안에서 수정해 자궁에 이식하는 IVF 기술을 개발해 대한민국 최초 시험관아기 탄생의 초석을 마련했다. 장진영 기자

대한민국 동물생명공학계의 대부인 정길생(85) 전 건국대 총장. 정 전 총장은 1983년 사람의 난자를 시험관 안에서 수정해 자궁에 이식하는 IVF 기술을 개발해 대한민국 최초 시험관아기 탄생의 초석을 마련했다. 장진영 기자

그런 모습에 놀란 까닭은, 정길생이 간염·간경변·간암으로 60여 년을 고통받고 있는 환자란 사실 때문이다. 간은 피로감과 직결된 장기로, 간이 약하면 쉽게 지치고 집중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정길생은 간암 환자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건강한 80대보다도 기력이 좋았다. 지치지 않는 체력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탁자 위에 놓인 접시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계속)

“간염 걸린 뒤 살려고 매일 먹었어요.”

폐 일부를 잘라내고 간염·간경변·간암까지 겪은 85세 과학자가 하루도 거르지 않는 ‘이 간식’은 무엇일까.

하루 세 개를 넘기지 않고 반드시 식사 사이에 먹는다는 자신만의 원칙도 있었다.

혀 3분의 1을 잘라내고도 또렷한 발음을 되찾은 훈련법과 하반신 마비를 딛고 보조기만으로 걸을 수 있게 된 비결을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5392


이민정.김서원.선희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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