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BTS의 월드 투어 공연에서 멤버 지민이 소아암 환아 올리비아에게 다가가 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 미국의 소아암 환아 지원단체 '히어로즈 포 칠드런(Heroes for Children·아이들을 위한 영웅들)'
" “불과 몇 초간의 만남이 소아암 아이들과 가족들을 돕는 일에 훨씬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
소아암 환아들의 방탄소년단(BTS) 공연 관람을 지원한 미국 비영리단체 ‘히어로즈 포 칠드런’(Heroes for Children·아이들을 위한 영웅들)의 나탈리 브루거 이벤트·마케팅 수석 디렉터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BTS 멤버 지민(30·박지민)과 소아암 환아 올리비아(10)의 만남 이후 전 세계 BTS 팬덤 ‘아미’가 움직였다. 이 단체가 진행 중인 모금에는 24일 오후 기준 목표액 10만 달러의 약 93%가 모였다. 한화로 1억2800만원 규모다.
브루거 디렉터는 “많은 아미가 올리비아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암과 싸우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도울 방법을 찾고 있다”며 “반응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밝혔다.
히어로즈 포 칠드런이 아미와 함께 소아암 환아를 돕기 위한 모금을 진행 중이다. 사진 히어로즈 포 칠드런
15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BTS의 월드 투어 ‘아리랑’ 공연이 진행됐다. 공연 중 BTS의 ‘고민보다 고(GO)’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지민은 객석에 있던 올리비아에게 다가가 볼에 입을 맞추고 안아준 뒤 선물을 건넸다.
당시 올리비아는 머리카락이 없는 모습이었다. 올리비아는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연신 “나 뽀뽀 받았어”라고 외쳤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은 SNS에서 빠르게 퍼져 공개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500만회 이상 조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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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과 만난 몇 초…소아암 환아 돕는 손길로
브루거 디렉터에 따르면 공연 당시 미국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후원으로 올리비아를 비롯한 BTS 팬인 소아암 환아 5명과 가족들이 VIP 관람석에 초청됐다. 브루거는 “많은 아이에게 이번 공연이 생애 첫 콘서트였다”며 “병원 치료가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아이들이 단 하룻밤이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그저 아이답게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지민과 올리비아의 만남은 환아, 가족은 물론 단체 관계자들도 예상 못했다고 한다. 브루거는 “올리비아는 너무나 행복해했고 가족들 역시 크게 감동했다”고 전했다. 올리비아의 어머니는 단체를 통해 “올리비아는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아이다. 머리카락이 없다는 이유로 스스로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거나 위축되는 일이 절대 없다”며 “지민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그 어떤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BTS의 공연을 즐기고 있는 올리비아(왼쪽) 등 소아암 환자들. 사진 히어로즈 포 칠드런
지민과 올리비아의 만남은 히어로즈 포 칠드런이 강조하는 ‘사회적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암과 싸우는 아이들에게도 행복한 추억을 만들 기회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브루거 디렉터는 “지민이 보여준 모습은 아이들에게 왜 사회적 경험이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강렬한 순간이었다”며 “아이들이 겪는 현실을 바꿔줄 수는 없지만, 그 힘든 시간 속에서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해당 단체는 소아암을 앓던 딸을 둔 두 어머니가 2004년 설립했다. 텍사스 전역의 0~22세 암 환자와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다. 브루거 디렉터는 지민에게 “올리비아에게 평생 기억할 행복한 순간을 선물해줬다”며 “동시에 전 세계 사람들이 소아암에 관심을 갖고 환아와 가족들을 돕도록 영감을 줬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