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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절망, 영원한 구원 약속의 은유" 해석

Los Angeles

2026.08.2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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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일식을 어떻게 보나]

전 세계 종교 공통으로
특별한 영적 사건 인식
불교 "업의 힘 증폭돼"
일식 땐 1억 배나 증가
전 세계 종교는 일식을 신이나 영적인 힘이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 종교는 일식을 신이나 영적인 힘이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지난 12일 27년 만에 개기일식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부분일식이었지만 유럽에서는 최대 96%까지 해가 가려지는 개기일식을 볼 수 있었다. 역사를 통틀어 전 세계 여러 종교에서는 일식을 신이나 영적인 힘이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세계 주요 종교들이 일식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 왔을까.
 
▶기독교= 일부 기독교인들은 일식이 성경의 여러 부분에서 예언된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재림에 앞서 종말의 때를 예고하는 현상이라고 믿었다.
 
사도행전 2장에는 이런 믿음으로 보이는 구절이 나온다. "주의 크고 영화로운 날이 이르기 전에 해가 변하여 어두워지고 달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
 
또 일부 기독교인들은 오랫동안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을 당시 일식이 일어났다고 믿었다. 성경의 네 복음서 가운데 세 복음서가 예수가 죽을 때 약 3시간 동안 어둠이 계속됐다고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복음 23장 44절은 "때가 제육시쯤 되어 해가 빛을 잃고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하며"라고 기록한다.
 
그러나 3시간 동안 지속된 어둠은 일반적인 일식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개기일식의 완전한 어둠은 몇 분 정도만 지속되기 때문이다.
 
저명한 복음주의 목회자들의 지원을 받는 웹사이트 '처치리더스닷컴'에 최근 게재된 글은 세 복음서에 묘사된 어둠이 "심오한 영적 전환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태양이 일시적으로 가려지는 일식과 예수의 궁극적인 희생이 함께 제시됨으로써 절망은 일시적이지만 구원과 거듭남의 약속은 영원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은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불교= 티베트 불교 전통에서는 일식과 같은 중요한 천문 현상이 일어날 때 긍정적인 행동과 부정적인 행동이 만들어내는 업의 힘이 크게 증폭된다고 믿는다.  
 
대승불교전통보존재단의 라마 조파 린포체에 따르면 월식과 일식이 일어나는 날은 모두 영적 수행을 하기에 길한 날이다. 그는 선한 의도와 행동에서 비롯되는 긍정적인 업의 결과를 의미하는 공덕이 월식 때는 70만 배, 일식 때는 1억 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만트라와 수트라를 암송하는 것 등 영적 수행을 권장한다.
 
▶힌두교= 힌두교는 일식과 월식의 기원을 푸라나로 알려진 고대 전설로 설명한다.  
 
전설에 따르면 각각 선과 악을 상징하는 데바와 아수라는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주는 불사의 영약을 얻기 위해 바다를 휘저었다.
 
아수라 가운데 하나인 스바르바누가 데바로 위장해 불사의 영약을 마시려 하자 태양신 수리야와 달의 신 찬드라가 비슈누 신의 화신인 모히니에게 이를 알렸다. 모히니는 원반 모양의 무기를 사용해 스바르바누의 목을 베었다.
 
하지만 스바르바누는 이미 불사의 영약 일부를 마신 뒤였다. 그 결과 몸과 분리된 머리와 몸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으며 각각 라후와 케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전설에 따르면 라후는 자신이 이런 운명에 처하게 된 데 태양과 달의 신이 관여했다는 이유로 복수하기 위해 때때로 해와 달을 삼킨다. 이것이 일식과 월식이 발생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힌두교에서는 일반적으로 일식이나 월식을 불길한 징조로 여긴다. 일부 힌두교도는 일식이나 월식이 시작되기 전에 금식한다.
 
신앙을 엄격하게 실천하는 힌두교도들은 식이 시작되는 단계와 끝나는 단계에서 몸을 정화하기 위해 목욕 의식을 하기도 한다. 일부는 조상에게 기도를 올린다.
 
대부분의 힌두교 사원은 일식이나 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문을 닫는다. 신자들이 성스러운 강 주변의 순례지에 모여 기도를 올리기도 한다.
 
동시에 일식과 월식을 기도와 명상, 만트라 암송에 좋은 시간으로 여긴다. 수행을 통해 악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슬람교= 이슬람교에서 일식은 신에게 돌아가 기도해야 하는 시간이다. 일식 때 행하는 특별 기도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말과 행동을 전하는 전승에 근거한다.  
 
럿거스대학교 이슬람생활센터 카이저 아슬람 무슬림 채플린은 한 전승에서 예언자 무함마드가 태양과 달은 알라가 보여주는 두 가지 징표이며 누군가의 죽음 때문에 일식이나 월식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보게 되면 기도하고 알라에게 간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가르침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아들 이브라힘의 죽음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브라힘이 세상을 떠난 뒤 무함마드의 동료들은 그를 위로하면서 큰 상실이 있었기 때문에 태양이 가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언자 무함마드는 태양과 달은 신이 보여주는 징표일 뿐이라며 그들의 생각을 바로잡았다. 그는 일식이 발생하는 이유에 미신적인 해석을 덧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식 기도는 신이 창조한 세계와 인간의 관계를 강조한다. 신에게 헌신하도록 이끄는 아름답고 의미 있는 기도라는 것이다.
 
▶유대교= 1500여 년 전에 편찬된 유대교 종교법과 전통을 담고 있는 탈무드는 여러 자연현상에 대해 구체적인 축복 기도를 규정하고 있지만 일식이나 월식에 대한 축복 기도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탈무드는 이를 "세상에 대한 불길한 징조"로 묘사한다.
 
정통파 유대교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웹사이트 '하바드닷오그'에서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메나헴 포스너 랍비는 일식이 수백 년 전부터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자연현상이라는 현대의 과학적 합의를 고려해 탈무드의 구절을 현대적인 맥락에서 해석한다. 포스너 랍비는 일식은 기도와 자기 성찰을 더욱 깊게 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우리가 실제로 더 잘할 수 있고 더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징표로 삼는다.
 
예시바대학교 모르데카이 베처 강사는 정통파 유대교 교육기관 아이시에 쓴 글에서 유대교가 오랫동안 천문학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설명한다. 그는 달에 있는 분화구 가운데 세 곳이 천문학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던 중세 시대 랍비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는 사실도 함께 강조한다.
 
베처 강사는 일식과 월식에 대해서 신이 심오한 이유를 가지고 이러한 현상이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해석한다. 신은 빛이 있어야 할 순간에도 어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정기적으로 일깨워주는 체계를 창조했다는 설명이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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