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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충고, 무조건 따라야 할까

Los Angeles

2026.08.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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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고구(良藥苦口)라는 말이 있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는 뜻이다. 흔히 충언역이(忠言逆耳), 즉 좋은 충고는 귀에 거슬린다는 말과 함께 사용된다.
 
부와 권력, 명예를 얻은 사람들이 충고를 멀리하여 패가망신 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그렇다면 모든 충고는 반드시 따라야 할 만큼 바르고 지혜롭다고 할 수 있을까? 보통 사람은 습관과 업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특정 사안을 바로 보기 어렵다는 게 불교의 입장이다. 충고를 잘 들으라는 말은 모든 충고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는 말이라기보다,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으라는 말로 받아들여야 한다.
 
원불교 경전에, “충고를 감수할 경지만 되면 마음공부가 일취월장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고를 반기기보다는, 불편하거나 불쾌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충고를 듣게 되면 첫째, 방어하려 하지 말고 자신을 성찰할 기회로 삼는다. 둘째, 사실에 부합하는지 차분히 살펴본다. 셋째, 교법 혹은 진리에 대조해본다. 확신이 없으면 평소 신뢰하는 정신적 스승님과 상의한다. 넷째, 고요한 마음으로 자신을 살핀다. 다만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부족하면, 오히려 잘못된 자기 확신을 강화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등잔은 바깥쪽을 환하게 밝히지만, 밑은 어둡다. 다른 사람의 잘못은 정확하고 날카롭게 보면서도, 자신의 잘못은 살피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나에게도 타인의 눈이 필요하듯, 때로는 나 역시 타인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알려줄 필요도 있다.  
 
불교에서는 편견과 착심 없이 충고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본인이 하려는 충고가 객관적인지 편견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개인적 친분이나 선호를 모두 배제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 사람을 평가해 보겠습니다.” 흔히들 이렇게 말하지만 객관적 입장에서 말한다는 것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첫째, 본인과 이해관계가 있는 내용이면 최대한 신중할 일이다. 세계적인 축구심판들도 월드컵에서 자국 경기에는 심판을 맡지 못한다. 누구도 자기 가족, 자기 국가와 관련한 이슈에 객관적이기는 쉽지 않다.
 
둘째,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누군가 자녀가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변에 하소연한다. 믿기 어려운 내용이었음에도, 대부분이 학교의 잘못을 기정사실화했다. 충고는 개인의 판단을 넘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다. 사실관계 확인은 필수이다.
 
셋째, 상대를 이롭게 하려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따로 충고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체면이나 우월감 때문에 굳이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한다거나, 당사자의 이익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나의 이익을 위해 충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든 충고가 바르고 지혜롭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충고가 없다면 성장할 기회를 놓칠 뿐만 아니라, 잘못된 판단과 습관을 반복하면서 스스로를 크게 그르칠 수도 있다. 충고는 나와 남을 고치는 말이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거울이 될 수 있다. 충고를 받을 때도, 충고를 할 때도 먼저 자신을 살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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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철 교무 / Won Meditation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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