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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다 큰 애가 아직도 장난감이니?”

Los Angeles

2026.08.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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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훈식 경제부 기자

우훈식 경제부 기자

요즘 맥도날드 해피밀을 찾는 손님 가운데는 어린이 못지않게 어른이 많다. 원래 어린이를 위한 메뉴지만 어떤 캐릭터가 나오는지 궁금해 해피밀을 주문하고,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구하기 위해 다시 매장을 찾는 성인들이 적지 않다.
 
맥도날드가 해피밀을 통해 어른들의 수집욕을 자극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맥도날드는 때때로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팬층이 두꺼운 캐릭터나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장난감을 내놓는다. 최근 선보인 ‘헬로키티 앤 프렌즈×고질라’ 해피밀이 그렇다.
 
어린 시절 해피밀을 먹으며 장난감을 모았던 세대가 이제는 자신의 돈으로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20~40대 소비자가 됐다. 어린이 메뉴였던 해피밀은 가끔 ‘어른들의 해피밀’로 변한다.
 
한때 장난감은 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졸업하는 물건으로 여겨졌다. 지금은 다르다.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을 합친 ‘키덜트(Kidult)’가 하나의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았다. 피규어와 인형, 레고, 캐릭터 상품을 사는 어른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줄었다. 오히려 책상이나 자동차에 좋아하는 캐릭터를 놓아두고 가방에 인형을 매다는 것이 젊은 성인들의 취향을 표현하는 방법이 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 ‘라부부’ 열풍이었다. 팝마트 매장 앞에는 입장을 위해 줄을 서는 풍경까지 만들어졌다.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는 ‘블라인드 박스’ 방식도 수집욕을 자극했다.
 
물론 최근에는 업체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특정 캐릭터의 열풍도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요즘에도 쇼핑몰의 팝마트 매장을 지나가다 보면 여전히 매장 안에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정 캐릭터의 폭발적인 유행은 약해질 수 있어도 캐릭터를 수집하는 소비 방식 자체는 남아 있는 것이다.
 
이를 보고 있으면 키덜트 소비를 단순히 “어른이 장난감을 산다”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진열장 앞에서 어떤 시리즈를 살지 한참 비교하고, 어떤 제품이 더 귀여운지 친구와 토론하고, 구매한 상자를 바로 열어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까지가 이 ‘소비’의 일부다.
 
여기에 일부는 소셜미디어에 상자를 뜯는 ‘언박싱’ 영상을 올리거나 희귀 제품을 자랑하고, 방 한켠에 인형을 모아 인증하기도 한다.
 
경제적인 측면도 빼놓을 수 없다. 집이나 자동차처럼 큰 소비에는 부담을 느끼면서도 몇 달러 또는 수십 달러짜리 캐릭터 상품에는 비교적 쉽게 지갑을 연다. 큰돈을 쓰지 않고도 즉각적인 만족을 얻는 ‘작은 사치’다.
 
물론 이 같은 소비 트렌드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수 있다. 하나의 인기가 사그라지면 또 다른 캐릭터가 그 자리를 차지하듯 유행의 주인공은 계속 바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캐릭터 매장에서 사람들이 장난감을 집어 들고, 맥도날드에서 어른들이 해피밀 장난감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 키덜트 문화는 이제 부모의 잔소리만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어쩌면 지금 장난감 시장이 파는 것은 인형만이 아닐 수 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상자를 열 때의 설렘, 다른 사람과 공유할 이야기, 그리고 ‘나는 이것을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개성과 정체성까지 함께 파는 셈이다. 장난감은 이제 젊은 세대가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고 서로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캐릭터는 바뀌어도 소비는 계속된다. 오늘은 라부부였다가 내일은 헬로키티일 수 있다. 유행하는 캐릭터는 계속 바뀌지만, 젊은 세대의 장난감 소비는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우훈식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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