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 양국이 지난 4월 21일 두만강 자동차 교량의 양측 구간을 연결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6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두만강 자동차용 교량이 9월 초 개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김정은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북한은 모호한 입장을 유지한 채 러시아와의 밀착을 연출하며 ‘몸값 높이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38 NORTH)는 24일(현지시간) 민간 위성업체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북·러 국경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최근 지연되던 러시아측 공사가 빠르게 진척되면서 북·러 간 자동차용 교량이 내달 초 개통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4월 21일 러시아 교통부가 공개한 사진으로 올 해 여름 개통 예정인 두만강의 새로운 북러 자동차 료량 연결 기념식 장면을 담았다. 러시아 교통부, AFP
러시아 정부는 당초 북·러 양국 정상이 2024년 6월 정상회담 당시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2주년인 지난 6월 19일을 개통일로 정했으나 관련 공사가 지연되면서 개통 일정도 미뤄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사에 속도가 붙었고 이를 고려할 때 9월 개통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38노스 측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38노스는 지난 22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출입국 관리 시설을 통과하는 주요 도로의 포장이 완료됐고 교량과 연결되는 마지막 수백 미터 길이의 도로 공사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일부 완공되지 않은 구간이 있지만 다음 달 개통식을 진행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러시아 병사들이 북한과 러시아 사이를 잇는 철교 다리 위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해당 교량이 완공되면 양국은 많은 물동량을 신속하게 운송할 수 있는 육로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자동차용 교량은 여객 수송도 가능하기 때문에 대규모 경제·군사 교류는 물론, 김정은이 역점 사업으로 내세우는 관광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현재 북·러간 교류는 1952년에 건설한 두만강 철교(철도용 교량)와 항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당 교량은 북·러 간 첫 자동차용 교량이자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밀착을 이어가는 양국 관계의 상징인 만큼 개통식에 양국 정상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푸틴이 내달 1~4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정유석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성된 대외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라며 “향후 대미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중·러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