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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 엉덩이에나 키스해”…미·캐나다 무역 갈등 넘어 막말전

중앙일보

2026.08.24 21:19 2026.08.24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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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결렬 사흘 만에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이 무역 분쟁을 넘어 막말이 오가는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마크 카니 총리 등 캐나다 정치 지도자들을 ‘광대들’이라고 지칭하자 캐나다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패배자’라고 조롱하며 전력·원유 수출 중단론까지 꺼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4일(현지시간) 퀘벡주 레비의 데이비 조선소에서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4일(현지시간) 퀘벡주 레비의 데이비 조선소에서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 50%로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내년 1월 1일부터 캐나다산 모든 승용차와 대·소형 트럭,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5%인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두 배로 올리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50% 관세가 적용되는 캐나다산 철강도 함께 거론했다. 이어 “미국에서 제조하면 관세는 없다”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은 캐나다가 보복을 예고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미국은 협상 결렬 다음 날인 22일부터 와인·시멘트·전자제품·하키용품 등 약 200억 달러 규모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같은 날 “다음 달 8일부터 동일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가 ‘달러 대 달러’ 맞대응을 선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산업까지 50% 관세 대상으로 올리겠다고 재차 압박한 것이다.

카니 총리는 24일 퀘벡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 우리의 주요 산업을 파괴하려 한다는 사실을 협상 과정에서 확인했다”며 “그게 우리가 거절한 주된 이유다. 나쁜 협상안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협상 테이블에서 캐나다를 미국의 자회사로 취급하는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이 올바른 태도를 갖출 때만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내 엉덩이에나 키스해라”, “광대들”…선 넘은 인신공격

설전은 인신공격으로 번졌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발표 직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 엉덩이에나 키스하라”고 말했다. 비속어까지 동원해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온타리오주는 캐나다 자동차·철강 산업의 중심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SNS에서 포드 총리를 카니 총리의 하수인이라고 표현한 뒤, 카니 총리를 미 주지사에 빗대 ‘카니 주지사’라고 깎아내렸다. 포드 총리를 사망한 그의 형인 롭 포드 전 토론토 시장과 비교하며 “덜 매력적이고 덜 똑똑하며 전반적으로 인상적이지 않은 동생”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카니 총리와 포드 총리 등 캐나다 지도부를 두고 “누군가 이 광대들이 말을 듣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캐나다가 치를 대가는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포드 총리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 “불량배” “파산의 왕” “패배자”라고 몰아붙이며 “내 엉덩이는 넓으니 키스할 자리도 많다”고 재차 조롱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도 가세했다. 숀 더피 미 교통장관은 23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캐나다는 군대도 없는 나라”라며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여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주장했다. 캐나다가 정규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상황을 과장해 공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캐나다 총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미국을 이용해 먹는 것을 멈춰라. 이제 끝났다”며 발언 도중 캐나다를 주(state)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해밀턴의 주택 개발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해밀턴의 주택 개발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캐나다 “전력·광물 차단” 초강수 카드까지 거론

캐나다 내 반미감정도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연구소의 조사를 인용해 “캐나다인 응답자의 76%가 카니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중단한 것은 옳은 결정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응답자의 62%는 미국에 대한 맞보복 관세가 적절하다고 했고, 64%는 대미 의존도를 줄이면 장기적으로 캐나다가 더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는 실질적인 보복 수단도 꺼내 들 태세다. 포드 총리는 24일 AP통신 인터뷰에서 “온타리오주가 미국에 공급하는 전력과 핵심광물을 차단할 수 있다”며 “우리는 미국의 150만 가구와 사업체에 전력을 공급한다.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또 “연방정부에는 원유와 비료 원료인 포타시 수출 제한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인들은 희생할 준비가 돼있고 미국은 캐나다를 과소평가했다”는 게 포드 총리의 경고다.



이근평([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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