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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재정 수치 관리에 매몰돼선 안 돼…경찰개혁 기구 만들라”

중앙일보

2026.08.24 22:23 2026.08.2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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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관해 “소중한 미래 재원을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분야에 투입해서 지금의 1만원을 내일은 10만원, 그 후에는 100만원으로 키우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눈앞의 재정 수치 관리에 매몰되는 우를 범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늘어난 재정 여력을 미래에 더 많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씨앗으로 확실하게 삼아서 생산적 재정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불요불급한 예산은 과감하게 조정해서 재정의 건실한 운영을 도모하라”면서도 “초격차 성장 촉진, K-자형 양극화 완화, 균형 발전, 인재 개발, 청년 미래 사다리 구축 등 핵심 국가 과제 해결에 방점을 두고 예산안 편성을 잘 마무리 해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산안 당정협의를 갖고 ▶인공지능(AI) ▶첨단기술 ▶청년 지원 ▶K-자형 양극화 대응 ▶지방 주도 성장 등에 집중 투자하는 총 ‘800조원+α’ 규모의 예산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예산안 제출 이후 국회와 국민의 합리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검토하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이) 변경된다고 해서 너무 그 자체에 흔들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장미란씨 실종·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경찰의 수사권 남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내 ‘경찰 개혁’ 기구 신설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일선 직원의 문책만으로 끝나면 지휘 체계가 무엇 때문에 필요하겠느냐”며 “언제나 권력은 집중되면 문제가 더 커진다.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이 앞으로 국가 기구 중에서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다”며 “과연 이 큰 권한과 책임을 충분히 이행할 만한가에 대해서 의구심이 생기기 때문에 앞으로 경찰을 어떻게 개혁할지 경찰 개혁 기구를 고민하라”고 국무총리실에 지시했다.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이 시신이 발견된 수원리의 야자수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이 시신이 발견된 수원리의 야자수 농장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그간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자영업자의 배달 수수료 부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공공 배달 앱 통합’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배달 플랫폼의 “강력 과점 상태”를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짚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압박만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최소한 실질적 경쟁 체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2차관이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배달 앱 마케팅 지원 방안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자, 이 대통령은 “더 중요한 건 경영을 통합하는 것”이라며 “거기(통합 앱)에 대한 법률상 또는 국제 거래상 허용되는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해 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강력·중대범죄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을 1~2세 낮추는 방안에 관해선 “신속하게 결론을 내서 국민의 의견을 다시 살펴본 뒤에 조기에 정리하고 입법하라”고 주문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극히 짧은 외국인이 추후 납부를 통해 장기간 가입 기간을 인정받아 논란이 된 추납 제도에 대해선 “어떤 제도를 설계하면 완벽할 수가 없기 때문에 빈틈이 생긴다”며 “그 빈틈이 발견됐을 때 얼마나 신속·완벽하게 그 문제를 시정하고 대안을 만들어내느냐가 진짜 실력”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를 주재 하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7회 국무회의를 주재 하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가 당초 연말로 계획했던 KTX·SRT 통합을 9월로 앞당긴 데 대해 치하하면서도, 늘어나는 철도 수요에 반해 고속버스 수요가 줄어드는 것에 관해선 “철도가 없는 지역에 사는 이들 입장에선 일종의 교통 양극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도 통합에 따라 요금을 내리면서 그 양극화를 격화시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교통 복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간이 참여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사용자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대책 수립을 지시하면서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면 진보가 안 되고, 또 위험이 너무 커져도 안 된다. 그 균형점을 잘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지난 7월 국무회의 규정 개정에 따라 배석이 가능해진 시·도지사협의회장(박찬대 인천시장)이 처음 참석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박 시장은 “각 지역이 가진 고민을 이재명 정부가 국정에 잘 녹여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한테 주어진 사명”이라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현장의 제언을 부지런히 전해 올리겠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천시장이 아니라 시·도지사협의회장인 것”이라며 “꽤 많이 충돌할 것”이라는 농담을 건넸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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