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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AI 데이터, 英이 들여다본다”…러 “사실상 참전” 반발

중앙일보

2026.08.2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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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왼쪽)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AFP

2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왼쪽)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AFP


영국이 우크라이나와 손잡고 러시아와 전쟁 과정에서 쌓은 인공지능(AI) 데이터에 접근하기로 했다. 양국의 밀착 행보에 러시아는 “영국이 사실상 참전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영국 정부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AI 파트너십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에서 확보한 각종 전장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어벤저스AI연구소’에 영국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우크라이나가 해당 연구소의 접근권을 외국에 제공하는 것은 영국이 처음이다. 영국은 대학·연구기관·정보기술(IT)기업이 참여하는 AI 생태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달 초 최전선에서 확보한 약 500만장의 이미지에 각종 정보를 주석으로 붙인 데이터셋을 기반으로 어벤저스AI연구소를 구축했다. 연구소에 축적한 데이터는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한 전장 관리 및 상황 인식 시스템 델타(DELTA)를 통해 수집한다. 전장 곳곳에 설치한 카메라와 센서 등을 활용해 탱크·포병·무인항공기(드론) 등 군사 목표물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24일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사진에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에 설치한 대(對)드론 그물이 담겼다. AFP=연합뉴스

24일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사진에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에 설치한 대(對)드론 그물이 담겼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어벤저스AI연구소는 매달 10만건 이상의 드론 영상을 분석해 적 표적의 약 70%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곳에 축적한 데이터를 활용해 훈련한 AI 모델을 이미 자동 표적 탐지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넘 총리는 이번 협약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비할 데 없는 작전 경험과 영국의 세계적 수준의 AI 생태계를 결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정부는 광섬유 케이블과 AI 기반 센서를 활용해 군사시설을 보호하는 기술과 드론 등 자율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는 저전력 AI 칩 연구 등 시범 사업에서도 우크라이나와 협력할 계획이다.

24일 우크라이나 독립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국기의 색으로 조명된 프랑스 파리 에펠탑. AFP=연합뉴스

24일 우크라이나 독립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국기의 색으로 조명된 프랑스 파리 에펠탑. AFP=연합뉴스


이번 발표는 버넘 총리가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우크라이나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가운데 나왔다. 버넘 총리는 우크라이나 독립 35주년 기념일인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푸틴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상대로 탄도미사일 테러 공세를 벌여 승리하려 한다”며 “이는 결코 승리로 이어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지의 연합은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지원을 위한 조직이다. 버넘 총리는 연합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러시아는 영국과 우크라이나가 군사·기술 협력을 강화하자 즉각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영국은 키이우 정권의 편에 서서 이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며 “불에 기름을 붓고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가로막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버넘 총리는 “그 불은 누가 지폈느냐”며 “그게 문제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시작한 점을 지적했다.

루크 폴라드 영국 국방부 부장관은 이날 BBC방송에 “러시아로부터 수많은 위협과 언론 선전이 나오고 있고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깎아 먹기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의 지원은 장기적으로 지속된다”고 말했다.



전민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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