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로 30~40대의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줄어든 사이 20대만 오히려 대출 규모가 늘었다. 서울에서 생애 처음 부동산을 산 20대도 1년 새 60% 가까이 증가했고, 이 연령대의 차주당 주담대 잔액은 처음으로 2억원을 넘어섰다. 무주택이나 생애 최초 대출 수요가 많은 20대가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덜 받은 영향이다.
25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6년 2분기 차주별 가계부채 통계’ 내용이다. 20대 차주당 신규 주담대는 1분기 2억2825만원에서 2분기 2억3217만원으로 392만원 늘었다. 전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평균 신규 대출액만 놓고 보면 40대보다도 많았다. 전체 주담대 잔액에서 20대가 차지하는 금액 비중은 1.8%로 40대(31.2%), 30대(24.5%), 50대(23.8%), 60대 이상(18.7%)보다 크게 낮다. 하지만 차주당 잔액 증가폭은 20대가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컸다.
2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의 신규 주담대는 일제히 줄었다. 2분기 전체 차주당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2억829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2110만원 줄었다. 감소 폭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가장 컸다. 40대의 차주당 신규 주담대는 전 분기보다 3537만원 줄어든 2억977만원, 30대는 2632만원 감소한 2억6358만원이었다. 50대와 60대 이상도 각각 1281만원, 1069만원 줄었다.
민숙홍 한은 가계부채미시통계팀장은 “20대는 무주택자, 생애 최초 대출 비중이 높은 편이라 규제를 덜 받으면서 대출 취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디딤돌대출·보금자리론 등 생애 최초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대출은 대출 한도나 총량 관리 규제 영향을 덜 받는다. 반면 주담대를 주로 이용하는 30~40대는 규제 영향권에 있다 보니 신규 대출이 줄었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 20대의 생애최초 매수가 크게 늘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 구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19~29세 생애최초 매수인은 지난해 상반기 2921명에서 올해 상반기 4643명으로 59.0%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2분기로 갈수록 증가세가 이어졌다. 서울의 20대 생애최초 매수인은 1분기 2092명에서 2분기 2551명으로 21.9% 늘었다. 경기도 역시 3427명에서 4049명으로 18.2% 증가했다. 수도권에서는 6121명에서 7343명으로 20.0% 늘었다.
20대의 주담대 잔액도 처음 2억원을 돌파했다. 2분기 20대 차주당 주담대 잔액은 2억394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575만원 상승했다. 증가 폭은 30대(409만원), 40대(186만원), 50대(44만원), 60대 이상(39만원)을 모두 웃돌았다. 평균 잔액 자체는 30대가 2억3419만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20대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전체 가계대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2분기 차주당 신규 가계대출은 3414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128만원 감소했다. 40대는 583만원, 30대는 274만원 줄었지만 20대는 260만원 증가했다. 주담대뿐 아니라 전체 가계대출에서도 20대만 다른 연령대와 반대 흐름을 보인 셈이다. 다만 민숙홍 팀장은 “8·13 대책으로 가계대출 총량이 늘어나면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대출이 실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분기에는 신규 취급액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