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프로축구 ‘현대가 더비’에서 벌어진 전북 현대 이승우(28)와 울산 HD 김현석(59) 감독 간의 거친 언쟁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상대 파울에 쓰러져 어깨 통증을 호소하던 이승우가 3분가량 치료받고 교체돼 나오는 길에 일촉즉발 상황이 벌어졌다. 이승우는 김 감독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왜? 왜? 뭐?”라고 소리쳤고, 김 감독 역시 “뭐 이 XX야”라고 받아쳤다. 양 팀 선수단이 뜯어말렸고, 고형진 주심은 이승우에게 먼저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언쟁이 이어지자 김 감독에게도 경고를 줬다.
전북 이승우가 울산 김현석 감독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 쿠팡플레이 캡처
충돌 직전, 습관성 어깨 탈구 증상이 있는 이승우는 스스로 어깨를 치료해 더 뛸 수 있다는 사인을 벤치에 보내며 시간이 지체됐다. 그러자 지고 있던 울산 팬들이 고의적으로 시간을 끈다며 야유를 쏟아냈고, 이승우는 울산 원정 응원석을 향해 불쾌하다는 듯 손짓을 했다. 울산 구단 측은 “김 감독은 시간 지연을 문제 삼은 게 아니라 이승우가 왜 우리 팬들에게 도발하느냐고 화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팬들은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의 개성과 서양식 마인드를 지지한다. 파울을 당해 치료받다 나왔을 뿐인데, 나이와 위계에 고개를 숙이는 ‘유교축구’를 강요당했다는 주장이다. 유럽 리그의 신경전 사례를 끌어오기도 한다.
이승우 본인 역시 “경기장에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려고 온 게 아니다. 서로 이기고 싶었던 마음이었고, 이것도 축구”라고 했다.
프로축구 전북 이승우. 사진 프로축구연맹
다만 충돌 과정에서 이승우가 울산 벤치를 향해 스페인어로 욕설을 내뱉는 듯한 입 모양이 포착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승우가 과거 한 유튜브 방송에서 “감독 욕할 땐 무조건 스페인어입니다”라고 농담조로 말했던 전력이 이 주장에 힘을 싣는다.
다만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축구계 선배이자 아버지뻘 상대 감독을 향한 존중이 결여됐다는 비판과 별개로 신중히 받아들일 필요는 있다.
이승우는 20대 초반이던 2019년 대표팀 경기 도중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자 물병과 수건을 걷어찼다. 그는 이후 “내가 사람으로서 성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반성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벤치에서, 그라운드에서 감정을 못 이기는 장면이 보인다. 물병을 걷어차던 스무 한 살은 이제 서른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