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주 현금 선납 보증금제 시행 첫주 '1달러 보석금' 등장 등 사법 현장 혼란 가중
법관 집행 거부, 인권단체 위헌 소송 제기... 연방 관할권 침해 및 무죄 추정 원칙 논란 확산
캐나다 연방 형법상 '최소 구금 원칙' 충돌... 실효적 치안 및 형사사법 체계 재설계 시급
온타리오주 정부가 강력 범죄 차단과 보석 조건 준수를 명목으로 전격 도입한 '보석금 현금 선납제(Cash Bail System)'가 시행 첫 주부터 토론토 일대 법원에서 극심한 혼란과 반발에 직면했다. 현장 법관들이 현실과 떨어진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며 1달러짜리 보석금을 부과하거나 지침 이행을 공식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범죄 예방이라는 정책 목표와 달리 사법 현장의 병목 현상만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1달러 보석금" 등장부터 법관 집행 거부까지... 현금 선납제 첫주 사법 현장 파행
제도 시행 첫날 토론토 핀치 애비뉴 웨스트(2201 Finch Ave. W.) 106호 법정에서는 경미한 재산 손괴 혐의로 입건된 무주택 피의자에게 1달러(1루니)의 보석금이 책정되는 기이한 광경이 연출됐다. 전과가 없고 정신 건강 문제를 앓고 있는 피의자는 과거 제도하에서 금전 지급 없이 조건 준수만 약속하는 250~500달러 상당의 보증(Recognizance)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 그러나 개정안이 현금 선납을 의무화함에 따라 법정 승인관(Justice of the Peace)은 피의자가 48시간 내에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금액인 1달러를 보석금으로 확정했다. 변호인 측은 보석 제도가 준수 의지를 담보하는 수단이 아니라 피의자의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행정적 절차로 전락했다며, 1달러를 수수하고 행정 처리하는 데 드는 공공 비용이 보석금 자체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꼬집었다.
법원의 반발은 서부 밀턴(Milton) 상급법원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스콧 카완(Scott Cowan) 판사는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의 보석 심리에서 주정부의 현금 선납 규정 적용을 전격 거부하고 현금 납부 없이 피의자를 석방했다. 일각에서는 카완 판사를 향해 사법 활성화주의자라는 비판을 제기했으나, 법조계는 무죄 추정의 원칙과 합리적 보석을 받을 헌법적 권리를 수호한 판결로 평가했다. 법조 관계자들은 금융 자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구금하는 행위 자체가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여 판사들이 불가능한 외통수에 몰려 있다고 진단했다.
검찰·인권단체 일제히 "치안 실효성 부재"... CCLA·CLA 연방 관할권 침해 위헌 소송 예고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가 보석 엄단 기조를 강행하고 있으나, 정작 치안 개선 효과에 대한 객관적 통계나 실증 자료는 부재한 실정이다. 주정부는 보석 기간 중 재범률이나 기존 보증금 몰수 집행액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관리하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주내 교정시설의 심각한 과밀화다. 온타리오 구치소의 평균 수용률은 이미 정원의 113%에서 130%에 달하며, 수감자의 80% 이상이 재판을 기다리는 법적 무죄 상태의 피의자다. 연방 사법부에 따르면 피의자 1인당 보석 감시 프로그램 운용 비용은 하루 3달러에 불과한 반면, 구치소 수감 비용은 하루 135달러에 달해 주정부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질적인 치안을 담당하는 검찰 조직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거세다. 온타리오 검사협회(OCAA) 레슬리 파스퀴노 회장은 범죄 자체가 현금 기반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고위험 강력범이나 조직범죄 가담자가 오히려 고액의 현금을 신속히 마련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반면 피의자를 밀착 감독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가족이나 보증인은 정작 당장 투입할 현금이 부족해 구금되는 역설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캐나다 시민자유협회(CCLA)와 형사변호사회(CLA)는 주정부의 보석 개정안이 연방 정부의 형법 관할권을 침해했다며 다음 주 위헌 소송 및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해 법적 공방은 거세질 전망이다.
연방 형법 관할권 충돌과 캐나다 전역의 보석 개혁... 포퓰리즘 넘어선 근본 대안 절실
캐나다 전체의 법적·헌법적 틀을 살펴보면 이번 온타리오주의 현금 선납 보석제 강행은 더욱 복잡한 법적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캐나다 헌법상 형법 및 형사소송 절차( Criminal Code)는 오직 연방 정부의 전속 관할권(Federal Jurisdiction)에 속한다. 주정부는 사법 행정을 담당할 뿐, 연방 형법이 규정한 보석의 기본 원칙이나 법적 기준을 임의로 변경할 권한이 없다. 특히 캐나다 연방대법원 판례(R. v. Antic 등)는 피의자 구속을 최후의 수단으로 삼고 현금 보증금 부과 역시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최소한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사다리 원칙(Ladder Principle)'을 명확히 확립해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온타리오주를 제외한 BC주, 퀘벡주 등 캐나다 타 주에서는 지방정부가 독자적인 현금 보석 제도를 강제하기보다 연방 형법 개정(Bill C-48 등 재범 강력범에 대한 보석 요건 강화) 틀 내에서 사법 심사를 엄격히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온타리오주의 단독 행정 조치가 연방 형법의 취지와 연방대법원의 헌법적 선언에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법학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온타리오주 내부 진통을 넘어 캐나다 전체의 연방-주 간 권한 분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본다.
포퓰리즘적 정책으로 사법 현장에 혼란을 초래하기보다, 연방 형법의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교정 시설 확충과 유효한 보석 감독 프로그램 도입 등 근본적인 구조 개선에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