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콘도 난립, 극심한 교통체증, 상업화로 인한 문화 공간 소멸... 대도시 삶의 질 악화 지적
높은 주거비, 불안정한 대중교통, 극단적 기후 부담... 밴쿠버 등 타 지역 이주 현상
랜드마크 중심 외형 성장, 도시 고유 정체성 부재... 광역토론토 주민들의 거주 만족도 하락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가 극심한 교통 체증과 과도한 개발, 치솟는 주거비 등으로 인해 거주 매력도를 잃어가고 있다는 기고글이 화제다. 피커링 출신으로 토론토 배더스트와 에글린턴 지역 등에서 수년간 거주하다 최근 밴쿠버로 이주한 작가 브리앤 호건(Brianne Hogan)은 최근 기고를 통해 자신이 토론토를 영구히 떠나기로 결정한 8가지 주요 이유를 상세히 밝혔다. 이번 기고는 광역토론토(GTA)를 떠나는 주민들의 현실적 고민과 맞물려 대도시 삶의 질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무분별한 콘도 난립과 획일화된 거리... 잃어버린 문화적 고유성
가장 먼저 지적된 문제는 난개발로 인한 도시 정체성 훼손이다. 호건은 토론토 시내 전역과 외곽까지 우후죽순 들어선 초고층 콘도 단지들이 도시의 역사적 건물과 스카이라인을 점령하면서 특유의 생동감을 잃고 획일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연경관이 둘러싼 다른 도시들과 달리, 토론토의 과도한 콘도 밀집은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독창적인 지역 문화의 상실도 주요 이주 원인으로 꼽혔다. 과거 레코드숍, 빈티지 의류점, 독립 잡화점과 머치뮤직(MuchMusic) 스튜디오가 밀집해 토론토의 문화적 중심지 역할을 했던 '퀸 스트리트 웨스트(Queen Street West)'는 최근 대형 상업 체인점들이 들어서며 고유의 개성을 잃었다. 비록 오싱턴(Ossington)이나 던다스 웨스트(Dundas Street West)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매력적인 지역이 형성되면 곧바로 과도한 개발과 임대료 상승이 이어져 기존의 창의적 상권이 쫓겨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악명 높은 401·DVP 교통 체증과 살인적 주거비... 대도시 삶의 한계 일상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도로 교통 환경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었다. 고속도로 401과 DVP(Don Valley Parkway)의 극심한 정체는 연간 100시간 이상을 도로 위에서 허비하게 만들며 정신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넓게 분산된 도시 구조 탓에 시내 일상 업무조차 이동에 1시간 이상 소요되며, 겨울철 질척이는 눈길 속 스트리트카 이용이나 여름철 습한 지하철 환승 등 대중교통 여건 역시 정주 여건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아울러 치솟는 월세와 생활물가 대비 주민들이 누리는 삶의 가치가 낮다는 점도 꼬집었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긴 출퇴근 시간과 붐비는 환경, 혹독한 겨울과 습한 여름이라는 극단적 기후를 견뎌야 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레이크 온타리오 역시 도심 고층 건물이나 비치스(Beaches)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日常적으로 접하기 어렵고 해양 도시와 같은 휴양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더해졌다.
외형적 팽창에 갇힌 대도시 토론토... 실질적 삶의 질 중심 도시 재설계 시급
CN 타워, 로저스 센터(구 스카이돔), 스코샤뱅크 아레나(구 에어캐나다 센터),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 등 화려한 랜드마크와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토론토가 가진 고유의 도시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은 지속되고 있다. 다문화 도시라는 특징은 캐나다 타 대도시에서도 보편화된 요소이며, 주말 휴양지 또한 무스코카, 나이아가라, 배리 등에 한정되어 있어 주거지로서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이주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수많은 광역토론토 주민들이 겪고 있는 대도시 생활의 체증과 주거 부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양적 성장에만 치중한 도시 개발 정책이 시민들의 일상적 행복과 정주 여건을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지방정부와 도시계획 당국은 부동산 공급과 인프라 확충을 넘어, 문화적 유산 보존과 교통 체계 개선, 실질적인 주거비 안정화를 포함한 근본적인 도시 재설계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