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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병기 의혹 수사’ 늦어도 너무 늦었다

중앙일보

2026.08.25 08:22 2026.08.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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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수수 등 비위 의혹이 제기된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민주당 원내대표)이 지난 2월 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공천헌금 수수 등 비위 의혹이 제기된 김병기 무소속 의원(전 민주당 원내대표)이 지난 2월 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시민단체와 제보자의 요구로 어제(25일) 열린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김병기(전 민주당 원내대표) 무소속 국회의원에게 제기된 의혹 수사를 1개월 내에 신속히 처리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9월부터 김 의원에게 제기된 13가지 의혹에 대해 경찰이 11개월째 결론을 내놓지 않고 미적거리자 오죽했으면 이런 핀잔성 공개 지적을 받았나 싶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김 의원 차남의 대학 편입을 시작으로 취업 청탁과 공천헌금 수수, 전직 보좌진 인사 불이익 청탁 등 13개 의혹을 수사해 왔다.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실세 정치인을 봐준다는 야당의 비판과 여론의 질책이 수차례 제기되자 경찰은 김 의원을 지난 4월까지 모두 일곱 차례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김 의원은 허리 통증을 호소해 조기 귀가하거나 쪼개기 조사 대응으로 시간을 질질 끌었다. 경찰도 강제 수사보다 늑장 수사와 뒷북 압수수색으로 ‘황제 수사’란 비난을 자초했다.

앞서 이달 초 경찰은 김 의원 관련 13개 의혹의 혐의 성립 여부에 대한 판단을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밝혔으나 그 이후 다시 20여 일 지나도록 결론을 내놓지 않았다. 사건 처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당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나오지 않도록 수사의 완결성을 세세하게 챙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수사의 완결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속한 사건 처리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21년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부여됐고, 최근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경찰의 권한은 무소불위에 가깝게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 사건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의혹 수사가 무한정 늦어진다면 국민은 경찰이 뭔가 다른 기준으로 수사한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일반 국민과 달리 권력자들 앞에서 경찰의 사건 처리 잣대가 달라지는 것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불공정 행위다.

전직 여당 실세 수사에 경찰이 마땅한 설명 없이 수사를 지체한다면 현직 권력층에겐 어떤 태도를 보일지 알 수 없다. 김 전 의원 수사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 경찰의 실추된 신뢰 회복이 이 수사에 걸렸다는 각오로 신속한 결론을 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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