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지난 24일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권 특검은 지난 20일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뉴스1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내란 가담자로 기소하며 증거로 삼은 검찰 문건이 12·3 계엄 해제 후에 작성됐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종합특검은 수사하면서 대검찰청을 압수수색해 검사 28명 리스트가 포함된 ‘241203 계엄 수사팀(후보)’이란 제목의 문건을 확보했다. 종합특검은 심 전 총장이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파견할 검사 후보를 추린 것이라고 보고 지난 20일 심 전 총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문건이 작성된 건 2024년 12월 5일 오전 10시20분쯤으로 파악됐다. 12·3 계엄이 해제되고도 꼬박 하루가 흐른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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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 그대로 ‘계엄 수사’ 특수본 출범
명단엔 ‘본부장’ 후보로 고검장급 검사 3명이 기재돼 있다. 종합특검은 이들이 계엄사 합수본부장 후보들이라고 봤다. 그런데 당시 국군방첩사령부령에 따르면 계엄사 합수본부장은 검사가 맡을 수 없었다. 1979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사례처럼 현역 장성급 장교가 맡아야 했다.
대검은 후보 명단을 작성한 후 같은 날 ‘검사 명단’이란 제목의 문건을 추가로 작성했다. 여기서 리스트 속 검사는 28명에서 김종우 당시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 등 11명으로 압축됐다. 대검은 명단 속 검사 그대로 바로 다음 날인 12월 6일 12·3 계엄 사태를 수사할 특별수사본부를 출범시켰다. 특수본부장은 박세현 당시 서울고검장이 맡았다. 특수본은 이틀 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16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뉴스1
심 전 총장은 대검이 특수본 발족을 위해 검사 명단을 작성했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16일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이런 논리를 펼쳤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종합특검이 심 전 총장에 대해 청구했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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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검사 2명 “기무사 문건 수사 경험”
최초로 작성된 후보 명단 속 평검사 2명 옆 비고란엔 ‘기무사 계엄 문건 수사팀 파견’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계엄 관련 수사를 해봤다는 취지였다. 특검보 출신의 변호사는 “계엄사 합수본에 파견할 검사 명단이라면 굳이 합수본 운영을 총괄하는 방첩사의 전신인 기무사를 수사했다는 내용을 적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문건을 작성한 건 대검 공공수사기획관실이었다. 전직 검사는 “외부 기관인 계엄사 합수본에 파견할 검사 명단이라면 대외 협력 업무를 맡는 기획조정실이 작성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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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절차 정리? 정리할 것 없는데”
종합특검은 공공수사기획관실이 12월 4일 새벽 ‘절차 정리’란 짧은 제목의 문건이 삭제된 정황을 들어 심 전 총장이 계엄사 합수본에 검사를 파견하기 위한 절차를 정리했다고 봤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검사 파견이 정리를 요할 정도로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건이 작성된 건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된 직후인 오전 1시50분쯤이었다. 문건 작성자는 종합특검 조사에서 “계엄 자체가 생소하다 보니 국회의 해제 표결 후 실제 계엄 해제까지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정리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