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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장 “美도 3~5년 걸리는데, 희귀병 앞으론 2주내 진단”

중앙일보

2026.08.25 13:00 2026.08.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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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종 서울대병원장이 7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백남종 서울대병원장이 7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 “어린이 질환 분야에 이런 규모의 기부금은 처음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처음입니다. 이건희 전 회장의 고귀하고 숭고한 뜻이 (환자나 의사 등) 개인 단위를 넘어 국가에 이바지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

백남종 서울대병원 원장은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기부금이 소아암·희귀질환 분야에서 독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지난 5월 취임해 100일가량 바쁘게 보냈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챙긴 업무 중의 하나가 이 사업이다. 기부금은 이 전 회장 유족은 2021년 5월 감염병 확산 방지와 소아암·희귀질환 치료에 쓰라고 쾌척한 1조원 중 일부이다. 1조원 중 3000억원이 서울대병원이 주도해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쓰이고 있다.

백 원장은 이 사업이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향후 5년의 방향을 제시했다. 인터뷰에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는 채종희 서울대 어린이병원장이 동석해 일부 답변을 도왔다.


Q : -지난 5년을 평가하자면.
A : “진단 여정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새로운 질환을 찾아내 진단을 붙였다. 새로운 암 치료법 중 하나인 CAR-T의 치료 영역을 넓혔다. 암과 희귀질환의 진단과 표준 치료를 확대하기 위해 전국 어린이병원 전문가의 역량을 모았다.”


Q : -어떻게 달라졌나.
A : “미국만 해도 진단의 여정이 길다. 증상이 생기고 진단까지 3~5년 걸린다. 기부금 사업이 시작된 후 소아암과 희귀병 진단에 걸리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전국의 환자들이 서울로 오지 않고 진단을 받게 됐다. 지역의 의료진이 환자 샘플을 보내면 진단·치료·관리가 가능하게 체계를 구축했다. 앞으로 중증 소아환자의 유전 정보와 혈액을 보내면 우리가 검사해서 이르면 2~3일, 늦어도 2주일 안에 진단하려 한다.”


Q : -지역에서는 못하나.
A : “인력·예산·장비 등의 인프라가 받쳐주지 못한다. 기부금 사업이 시작된 후 전국 27개 지방거점병원 의료진과 분기마다 화상회의를 한다. 대개 20개 이상의 비수도권 의료진이 참여해 치료 방법을 같이 결정한다. 병원마다 희귀질환 의사가 1명 이상 참여한다.”

사업단은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2만903명을 진단하고, 1만3723명을 치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백남종 서울대병원장이 7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백남종 서울대병원장이 7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Q : -앞으로 5년 동안 역점을 둘 분야는.
A : “지난 5년 동안 세계 아동을 위해 세상에 없는 신약을 개발하는 씨앗을 뿌렸다. 남은 5년에는 신약을 만들거나, (기부금 사업의 성과를) 다른 기술과 연계해서 발전시켜야 한다. 경제적 이유로 엄두를 못 내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도전하고자 한다.”

백 원장은 “출생률이 낮기 때문에 기부금 사업을 통해 이 전 회장의 ‘어린이 사랑’이라는 숭고한 뜻이 더 드러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Q : -그런 게 가능할까.
A : “쉽지는 않겠지만 안 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동석한 채 병원장도 “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백남종 서울대병원장(오른쪽)이 7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왼쪽은 채종희 어린이병원장. 장진영 기자

백남종 서울대병원장(오른쪽)이 7일 오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왼쪽은 채종희 어린이병원장. 장진영 기자


Q : -국제 학계에서 어떻게 평가하나.
A : “희귀질환 연구는 투자를 꺼린다. 그러다 보니 이 전 회장의 의지가 담긴 기부금 연구사업을 무척 부러워한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미진단희귀질환학회에서 소개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국가 연구비가 끊어질 무렵 기부금이 들어와서 세계를 리드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대만이 사업단 모델을 벤치마킹해 갔다고 한다. 기부금 사업 관련 희귀병 논문 80편을 국제 학회에 발표했다.

백 원장은 “그동안 기부금 사업의 기반을 잘 다졌다. 그간의 성과가 깔때기로 모아져서 치료법이 훨씬 발전할 것”이라며 “이제는 한국에서 진단을 못 받고 치료법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일이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5년 후 기부금 사업이 끝나지 않고 ‘이건희 어린이병원(가칭)’ 건립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성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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