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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도 반한 주물럭…인구 400명 깡촌에 1만명 몰린 사연

중앙일보

2026.08.25 13:00 2026.08.2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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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의 주 촬영지인 광주특별시 해남군 남창마을. ‘호프 영화의 거리’에 주연배우 황정민을 그린 벽화가 있다. 사진 코레일관광개발

영화 ‘호프’의 주 촬영지인 광주특별시 해남군 남창마을. ‘호프 영화의 거리’에 주연배우 황정민을 그린 벽화가 있다. 사진 코레일관광개발

땅끝 해남이 스크린 속 낯선 세계로 변신했다. 시골 마을에 외계인을 불러들인 영화 ‘호프’와 조선 궁궐에 귀신을 풀어놓은 넷플릭스 사극 ‘동궁’의 공통점. 향토적 정서와 낯선 세계관이 교차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두 작품에는 의외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두 작품 모두 주요 촬영지가 모두 땅끝 해남에 있다.



마을 전체가 호프 세트장

영화에 등장한 스텔라 차량을 마을 초입에 두었는데, 요즘 인기 포토존으로 통한다. 사진 해남군

영화에 등장한 스텔라 차량을 마을 초입에 두었는데, 요즘 인기 포토존으로 통한다. 사진 해남군

26일 현재 45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호프’의 흥행 열기가 광주특별시 해남군 북평면 남창마을로 번지고 있다. 영화에서 외계 생명체와 호포리 주민이 치열한 사투를 벌인 현장이다.

남창마을은 해남에서 완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아담한 농촌이다. 대부분이 논밭이고, 읍내도 조막만하다. 제작진은 낡은 상가가 다닥다닥 이어진 읍내 풍경에 반해 남창마을을 촬영지로 점찍었단다. 주연배우 황정민은 “실제 주민의 삶이 이어지는 골목에서 연기한 덕분에 세트에서 얻기 어려운 현실감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해남군이 지난달 남창마을을 ‘호프 영화의 거리’로 단장하면서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주민 400명 남짓한 마을에 요즘은 하루 300명 이상이 다녀간단다. ‘호프 영화의 거리’는 북평면사무소에서 해월루까지 약 500m 이어진다.

거리 초입에선 영화 속 추격전에 등장한 ‘스텔라’ 순찰차가 관광객을 맞는다. 총탄 자국과 부서진 간판이 남은 ‘금복 정육점 식당’, 영화 속 파출소를 재현한 마을 홍보관, 외계인 ‘바미기르’의 발자국 그림 등이 인기 포토존으로 통한다. 나홍진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을 내건 편의점, 황정민 사인이 걸린 중국집 등 남창마을 곳곳에 ‘호프’의 흔적이 남아있다.
영화 '호프' 촬영 모습. 해남 남창마을을 3개월간 통째로 빌려 촬영했다. 사진 플러스엠

영화 '호프' 촬영 모습. 해남 남창마을을 3개월간 통째로 빌려 촬영했다. 사진 플러스엠

영화 ‘호프’ 촬영 때 나홍진 감독과 황정민, 정호연 배우 등이 즐겨 찾았다는 진미식육식당. 돼지고기 주물럭이 대표 메뉴다. 사진 진미식육식당

영화 ‘호프’ 촬영 때 나홍진 감독과 황정민, 정호연 배우 등이 즐겨 찾았다는 진미식육식당. 돼지고기 주물럭이 대표 메뉴다. 사진 진미식육식당


영화에 간판이 등장했던 ‘장터국밥’과 ‘진미식육식당’은 가상의 식당이 아니다. 남창마을 주민이 즐겨 찾는 동네 맛집이다. 진미식육식당 주정심(63) 사장은 “영화 개봉 뒤 손님이 두 배가량 늘었다”면서 “감독님과 황정민 배우가 여러 번 먹고 간 돼지고기 주물럭(1만2000원)이 인기 메뉴”라고 말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호프’를 테마로 한 여행상품도 내놨다. 남창마을을 비롯해 땅끝마을·명량해상케이블카 등을 거치는 1박2일 상품으로, 10월까지 운영한다.



‘호프’와 ‘동궁’ 잇는 달마산

해남 달마산 도솔암. 미황사에 딸린 암자로, 달마산 남쪽 벼랑에 걸터앉아 있다. 손민호 기자

해남 달마산 도솔암. 미황사에 딸린 암자로, 달마산 남쪽 벼랑에 걸터앉아 있다. 손민호 기자

17개국에서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던 넷플릭스 사극 드라마 ‘동궁’에도 해남의 땅끝 풍경이 등장한다. 영혼의 세계를 넘나드는 ‘구천(남주혁)’이 귀신을 피해 머물던 곳이 해남 달마산(489m)의 산중 암자 도솔암이었다.

달마산은 날카로운 바위가 하늘로 쭉쭉 치솟아 ‘남도의 금강산’으로 불린다. 도솔암은 달마산 남쪽 바위 절벽에 둥지를 틀 듯 들어앉아 있다. 암자에 올라서면 다도해의 푸른 바다와 기암 능선이 한눈에 펼쳐진다. 이 절경 덕에 ‘추노’ ‘각시탈’ 등 숱한 드라마의 무대가 됐다. 달마산에는 예부터 미황사에 딸린 암자 12곳이 있었다고 한다. 정유재란 때 모두 불에 탔고, 2002년 도솔암 옛터에 법당을 다시 세웠다.

달마산은 ‘호프’에도 등장한다. 달마산의 유려한 능선을 훑는 드론 숏으로 아예 영화가 시작한다. 추격전이 벌어지는 호포리 너머로 바다와 달마산이 걸리는 장면도 여러 차례 나온다.
전남 해남 미황사. 전국에서 가장 참여자가 많은 템플스테이 사찰 중 하나다. 중앙포토

전남 해남 미황사. 전국에서 가장 참여자가 많은 템플스테이 사찰 중 하나다. 중앙포토


달마산은 자체로 이름난 여행지다. 도솔암을 품은 미황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천년고찰이자 인기 템플스테이 사찰이다. 매년 4000명 이상이 절을 찾는다. 2022년 시작한 대웅보전 복원공사가 최근에 마무리됐다. 달마산을 배경으로 두른 예의 웅장한 모습을 다시 마주할 수 있다. 미황사 주차장에서 도솔암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도솔암 주차장을 이용하면 20분 만에 닿을 수 있다. 길은 짧은 편이지만 거친 바위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백종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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