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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차르, 왜 날 보며 숨 몰아쉬어?”…女인플루언서 황당 플러팅

중앙일보

2026.08.25 14:00 2026.08.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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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차르를 인터뷰하는 에롤라 존스. 사진 에롤라 존스 SNS

포가차르를 인터뷰하는 에롤라 존스. 사진 에롤라 존스 SNS

“포가치타르~, 너는 왜 나를 보면 숨을 몰아쉬는 거야?”
지난 23일 부엘타 아 에스파냐(부엘타) 1스테이지가 끝난 후 스페인 인플루언서 에롤라 존스가 타데이 포가차르(28·슬로베니아)에게 마이크를 갖다 대며 이렇게 말했다. 포가치타르는 포가차르(Pogacar)에 치타(chita)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결합한 말장난으로 보인다. 현역 최고의 사이클 선수로 꼽히는 포가차르를 치타에 빗대며, 플러팅(이성에 대한 호감 표시)을 시도한 것이다. 포가차르는 어이없어하며, “나는 24시간 숨을 쉬는데?”라고 답했다.

에롤라 존스는 부엘타 조직위가 새로운 관객층을 겨냥한 디지털 콘텐트를 위해 고용한 인플루언서다. 그는 길거리에서 낯선 남성에게 접근해 플러팅하는 영상을 SNS에 올리며, 인플루언서가 됐다. 포가차르를 치타라고 하는 식이다. 에롤라는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을 합쳐 60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가진 인플루언서라고 한다.
스페인 인플루언서 에롤라 존스. 사진 에롤라 존스 인스타그램

스페인 인플루언서 에롤라 존스. 사진 에롤라 존스 인스타그램

사이클 3대 그랜드투어 중 하나로 꼽히는 대회가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비록 주최 측의 허락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소위 인플루언서(인터넷 유명인)가 선수와 팀 관계자들이 있는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영상을 찍고 이를 편집해 SNS에 내보내면서부터다. 영국 사이클링뉴스는 그의 무례한 행동뿐만 아니라 부엘타 대회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1스테이지를 마친 포가차르를 향해 “누가 그를 200㎞를 달린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어”라고 말했는데, 그날 9.4㎞ 타임트라이얼(개인독주)을 치른 직후였다.

또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는 트럭에 다가가 내부를 들여다보며 “(이러면) 시청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말을 했다. 이어 포가차르의 외모와 몸에 대해 성적인 뉘앙스의 발언을 하면서 선수들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조슈아 탈링(22·영국)에게 한 말은 더 논란이 됐다. 탈링이 그의 인터뷰에 반응하지 않자, 에롤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내 인터뷰를 싫어하는 것 같아. 하지만 아직 20일이 더 남아 있으니까 그를 내 편으로 만들 시간이 있어. 내가 얼른 (그의) 마음을 돌려놓을게.” 조슈아는 그의 동생 핀레이 탈링이 포르투갈 도로 경주 도중 사망한 지 일주일 만에 이번 부엘타에 출전했다.

부엘타가 에롤라를 고용한 이유는 20~30대 젊은 팬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 선수와 격의 없이 대화하고, 장난과 유머를 섞은 콘텐트를 만들어 유튜브와 트위터 등에서 소비되도록 했다. 조직위는 이를 통해 부엘타를 기존 사이클 팬층 밖으로 확장하려 했지만, 인터뷰 내용이 도를 넘어가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에롤라의 장난은 선수뿐 아니라 팀 소속 스태프에게도 이어졌다. 이후 포가차르의 소속팀 UAE 팀이 부엘타 조직위에 이를 전했고, 결국 조직위는 에롤라의 활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앞으로 선수와 접촉하거나 인터뷰하려면 해당 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선수·팀과의 접촉 장소와 일정도 사전에 조율하기로 했다. 콘텐트의 표현 방식과 말투도 대회 분위기에 맞게 조정하도록 했다.

스포츠 단체와 협회는 팬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 언론과 다른 방식으로 콘텐트를 만드는 인플루언서를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사생활 보호를 벗어나는 행위나 전문 기자의 취재 영역을 침범하는 수준까지 가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25일 열린 부엘타 아 에스파냐 4스테이지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는 타데이 포가차르. [EPA=연합뉴스]

25일 열린 부엘타 아 에스파냐 4스테이지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는 타데이 포가차르. [EPA=연합뉴스]

한편, 25일 치러진 부엘타 4스테이지는 포가차르의 독주나 마찬가지였다. 부엘타 21개 스테이지 중 첫 번째 산악 구간에서 그는 결승선을 약 50㎞ 남겨두고 선두로 치고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현재 종합성적(GC)에서 2위 프리모즈 로글리치(37·슬로베니아)보다 3분 21초 앞서 있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인 포가차르가 부엘타에서 우승하면 지로 디탈리아와 투르 드 프랑스에 이어 3대 그랜드투어를 모두 우승하는 역대 9번째 선수가 된다.

김영주 기자 [email protected]




김영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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