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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하루 500g, 고기는 잘게”…생각과 달랐던 한 끼의 기준 [쿠킹]

중앙일보

2026.08.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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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채소를 얼마나 먹어야 할까요?”
지난 18일 테이스티풀무원의 ‘지속가능식생활’ 이론 수업에서 김민지 강사가 포화지방이 낮은 단백질의 종류와 적정 섭취량을 설명하고 있다.. 송정 기자

지난 18일 테이스티풀무원의 ‘지속가능식생활’ 이론 수업에서 김민지 강사가 포화지방이 낮은 단백질의 종류와 적정 섭취량을 설명하고 있다.. 송정 기자

지난 18일 오후, 서울 수서동 풀무원 테이스티 키친에서 지속가능 식생활에 대한 이론 수업을 시작한 김민지 지속가능식생활 강사가 질문을 던졌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200g”, “250g”이라는 답이 나왔다. 모두 틀렸다. 강사가 소개한 하루 채소 섭취 권장량은 500g이었다. 참가자들이 예상한 양의 두 배가량이었다.

500g을 하루 세 끼에 나눠 먹으려면 한 끼에서 채소가 차지하는 비중부터 달라져야 한다. 이날 수업에서는 한 끼의 절반을 채소로 채우고, 흰쌀밥은 현미 등 통곡물로 바꾸는 방법을 배웠다. 붉은 육류 대신 콩·견과류·생선·닭고기 등을 먹고, 고기를 먹더라도 덩어리째 먹기보다 잘게 썰거나 육수를 내는 데 활용한다.

수업에서 다룬 지속가능 식생활은 채소가 풍부한 식사, 영양을 담은 통곡물, 포화지방은 낮고 담백한 단백질 요리, 유연한 채식법 등 네 가지다. 육류를 먹는 양과 방법을 바꾸는 ‘비덩주의(非+덩어리)’도 여기에 포함된다. 고기를 잘게 썰거나 육수를 내는 데 활용해 덩어리 고기로 먹을 때보다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이다. 풀무원식품 글로벌마케팅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명랑 부사장은 “덩어리 고기를 먹을 때보다 잘라서 먹으면 적은 양을 먹더라도 많이 먹었다고 인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한 끼에 적용한 것이 ‘2·1·1 식사법’이다. 채소 50%, 통곡물 25%, 단백질 25%의 비율을 뜻한다.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기 위해 채소부터 먹도록 권한다. 윤 본부장은 “채소를 50% 먹는 것은 환경을 위한 것이고, 채소부터 먹는 것은 내 몸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얼 최 셰프(사진 왼쪽)와 김판규 셰프가 ‘시금치 카프레제 닭가슴살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시연하고 있다. 송정 기자

데니얼 최 셰프(사진 왼쪽)와 김판규 셰프가 ‘시금치 카프레제 닭가슴살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시연하고 있다. 송정 기자

이론 수업을 마친 뒤 참가자들이 조리실로 이동했다. 실습은 세계요리사협회 국제심사위원과 국가대표 조리팀장을 지낸 데니얼 최 셰프와 식품회사 R&D 출신인 김판규 셰프가 맡았다. 앞서 배운 내용을 두 가지 메뉴로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이다.

첫 번째 메뉴는 채소와 식물성 단백질을 중심으로 구성한 ‘채소가 풍부한 태국식 두유면 참외 샐러드’다. 태국식 솜땀을 응용하면서 피시소스 대신 조선간장으로 발효 풍미를 냈다. 두유면으로 식물성 단백질을 더했고, 전체 재료의 80% 이상을 채소로 구성했다.

두 번째는 닭가슴살을 활용한 ‘시금치 카프레제 닭가슴살 스테이크’다. 닭가슴살에 채소를 넣어 만 뒤 굽고 크리미한 소스를 곁들이는데, 유제품 대신 두유를 사용했다. 최 셰프는 “닭가슴살은 맛없고 뻑뻑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두유를 베이스로 소스를 만들면 좀 더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금치가 없다면 토마토나 냉장고에 있는 다른 채소로 바꿔도 된다. 실습에서는 재료에 따라 칼을 사용하는 법부터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 등 집에 있는 조리도구로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참가자들이 셰프들의 조리 시연을 보며 두 가지 메뉴에 대한 조리법을 배우고 있다.. 송정 기자

참가자들이 셰프들의 조리 시연을 보며 두 가지 메뉴에 대한 조리법을 배우고 있다.. 송정 기자

서울 마곡에서 온 선영란씨는 평소 사찰음식을 배울 만큼 건강식에 관심이 많다. 선씨는 “오늘 수업은 집에서 평소 해보지 않는 메뉴, 특히 건강한 메뉴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렇게 색다른 음식을 만들어주면 가족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 번 배우고 끝내지 않도록
테이스티풀무원의 수업은 2일간 진행한다. 윤 부사장은 “한 번 교육하면 체험하고 알고 가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며 “다음 수업에서 실천한 것을 다시 나누게 하면 집에 돌아가 가족을 위해 한 번 더 만들어보게 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첫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집에서 적용해보고, 직접 만든 음식의 사진을 찍어 공유하기도 한다.

 셰프의 시연을 본 참가자들이 직접 조리대에서 두 가지 메뉴를 만들고 있다. 송정 기자

셰프의 시연을 본 참가자들이 직접 조리대에서 두 가지 메뉴를 만들고 있다. 송정 기자

두 번의 수업이 끝난 뒤에는 온라인 카페에서 다시 만난다. 교육 이수자들이 집에서 만들어본 음식이나 재료를 바꿔본 경험을 올리고 운영진도 댓글을 달며 의견을 나눈다. 지금까지 교육을 받은 사람은 약 200명. 윤 본부장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60%가 온라인 카페에 가입했다. 참가자들이 남긴 의견은 다음 교육의 메뉴와 조리법을 짤 때 참고한다. 별도의 대규모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일반 수업의 경쟁률은 약 8대 1이다.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특집 수업에는 이보다 더 많은 신청자가 몰리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클래스의 목적이다. 식품회사가 운영하지만 자사 제품 활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조리대에서도 브랜드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 윤 부사장은 “테이스티풀무원은 학교라는 콘셉트로 운영하는 만큼 자사 제품 홍보가 아니라, 좋은 식재료를 잘 골라 건강하게 집에서 해 먹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말했다.

‘채소가 풍부한 태국식 두유면 참외 샐러드(오른쪽)’와 ‘시금치 카프레제 닭가슴살 스테이크’. 채소와 식물성 단백질을 늘리고 유제품 대신 두유를 활용했다. 송정 기자

‘채소가 풍부한 태국식 두유면 참외 샐러드(오른쪽)’와 ‘시금치 카프레제 닭가슴살 스테이크’. 채소와 식물성 단백질을 늘리고 유제품 대신 두유를 활용했다. 송정 기자

테이스티풀무원은 이론과 조리 실습을 함께 진행하고, 수업 이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일반인 대상 수업은 회당 16명, 월 2회 열리며 테이스티풀무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교육을 마치면 레시피 카드와 수료증, 풀무원 굿즈를 제공한다. 교육 대상도 넓히고 있다. 최근 강남구 1인가구 커뮤니티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1인가구 맞춤형 지속가능식생활 클래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향후 영양사 등 식품·급식 전문가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Today`s Recipe 시금치 카프레제 닭가슴살 스테이크
재료(1인분) : 닭가슴살 1개, 토마토 40g, 미니 아스파라거스 50g, 시금치 40g, 모차렐라 치즈 20g, 레몬 20g, 타임 1g, 올리브유 5g, 다진 마늘 3g, 양파 30g, 두유 150g, 고추 3g, 소금 1g, 후추 0.5g

만드는 법
① 닭가슴살은 반으로 칼집을 넣어 넓게 펼친 뒤 가볍게 두드리고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다.
② 토마토는 반으로 썬 뒤 슬라이스한다. 시금치는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③ ①에 토마토, 시금치, 모짜렐라 치즈를 넣고 반으로 접어 꼬치로 고정한다.
④ 팬에 오일을 두르고 닭가슴살과 아스파라거스를 타임, 레몬과 함께 노릇하게 굽는다.
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양파를 노릇하게 볶다가 두유, 소금, 후추를 넣고 끓여 소스를 만든다.
⑥ 팬에 구워둔 아스파라거스를 올린 후, 구운 닭가슴살의 꼬치를 제거하고 한입 크기로 썰어 아스파라거스 위에 올린다.
⑦ 타임을 올려 마무리한다.


송정 기자 [email protected]


송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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