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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트럼프 구애엔 침묵한 채 정치국회의서 내부 채찍질…왜?

중앙일보

2026.08.2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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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도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9기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지도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러브콜’로 북ㆍ미 대화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주요 정책 과제에 대한 보고를 받고 성과 달성을 독려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 성과 달성을 앞세웠지만, 향후 대미 협상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은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전날 제9기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정치국 확대회의는 당대회나 당 중앙위 전원회의 사이 주요 당ㆍ정ㆍ군 간부들이 정책과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신문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9차 당대회에서 결정한 올해 주요 정책과제의 추진 상황과 주요 경제 부문의 사업 실태가 보고됐다. 김정은은 일부 정책 집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하며 “경제 지도기관들의 미숙한 작전과 지휘능력의 후과로서 새로운 각오와 투쟁의지로 분발할 때 능히 극복하고 해소할 수 있는 결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 중앙위가 내세운 변혁의 목표들은 단순히 실무적인 계획 숫자가 아니라 국가의 존위를 지키며 우리 제도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중대한 정치투쟁 과업”이라며 “올해 투쟁을 반드시 승리적으로 결속함으로써 새로운 전망 목표 수행의 활로를 개척할 것”을 주문했다.

노동신문은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전날 제9기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노동신문은 2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전날 제9기 제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눈에 띄는 건 대미 메시지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최근 거듭 김정은과의 대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김정은은 별다른 반응 없이 9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ㆍ민생 과제를 챙기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북한이 대미 외교 관련 논의를 진행했더라도 이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본격적인 대미 외교전을 앞둔 내부 정비의 성격으로 본다. 2019년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을 경험한 김정은으로서는 트럼프의 제안에 성급히 호응하기보다 상황을 관망하면서 협상에 나설 내부 여건부터 갖추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ㆍ미 대화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향후 외교적 대응을 염두에 두고 내부 기강을 확립하려는 단속 목적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의 잇따른 구애를 마냥 무시하기도 어려운 김정은 입장에서는 당장 대미 외교전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내비치며 시간을 벌려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김여정 담화 등을 통해 이미 미국과의 대화 조건을 제시한 만큼 의도적인 침묵으로 ‘몸값 높이기’ 전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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